신규시장 감소, 불확실성 증대수주 매출 영업익 트리플 하락
  • ▲ 평창 풍력단지 ESS. ⓒ효성
    ▲ 평창 풍력단지 ESS. ⓒ효성
    효성중공업이 갖가지 악재로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인 전력저장장치(ESS) 화재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와 미국의 반덤핑 문제까지 지속되면서 향후 성장세도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 사업회사 중 효성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이 2.6%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중공업은 3분기 영업이익이 2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4%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713억원으로 5.1% 감소했고, 8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특히 중공업 부문에서 매출 하락에 따른 여파가 컸다. 전력사업은 전력저장장치(ESS) 화재에 따른 신규시장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수주와 매출이 모두 줄었다.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매출 감소, 고객사인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 심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효성중공업은 ESS 설비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전력 계통에 공급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해 주는 PCS(전력 변환 장치)와 ESS 운영 프로그램인 PMS(전력 제어 시스템)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선 효성중공업이 적자로 돌아서면서면치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올 상반기까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관련 업계들의 실적 둔화에도 홀로 선방하는듯 보였으나 이번엔 부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외부 불확실성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변압기에 대한 6차 연례재심에서 효성 등 한국 업체에 40.7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잠정 결론지었다. 현대일렉트릭이 수출하는 제품에는 60.81%의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렸다. 

    상무부는 연례재심을 통해 매년 관세율을 다시 산정하는데 한국산 변압기에 계속해서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것은 5차 재심에 대한 예비 판정으로 최종판정은 내년 3월경 나올 예정이다. 

    업계 관게자는 "미국 반덤핑 관세 부과는 매년 있는 일이고 확정 판결이 아니라 자료를 제출해서 소명하면 잘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사 재무상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이은 ESS 화재도 여전한 불확실성 요소다. 효성중공업은 상반기까지 화재 사고가 단 한번도 없었으나, 최근 화재가 발생한 풍력발전소 ESS의 설치·시스템관리를 담당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은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남부발전이 보유한 것이다. 

    ESS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로 발전량이 가변적인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사용에 필수적인 설비다. 당초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ESS 사업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잇따른 화재 사고가 변수로 작용했다.

    다만, 이같은 외부 변수에도 업계에선 미국 ESS 수출 증가 등해외시장 진출 본격화에 따라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가전사업부의 고압 모터가 국내 화학공장 투자 증가로 인해 실적이 개선됐고, 상반기 수주물량 1000억원 가운데 반덤핑 관세 적용대상은 50%이하로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효성중공업은 올 초 미국 ESS 시장에 진출해 관련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효성은 지난 4월 미국 법인인 'HYOSUNG USA'가 북미 시장에서의 ESS 설비 판매 확대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첫 현지 사무소를 개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계의 전방산업인 전력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들이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어 효성중공업의 중공업부문이 부진을 겪고 있다"면서 "에너지저장장치 화재로 실적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