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주력업종 '건설→항공' 변경호텔, 레저, 면세점사업과 연계한 종합그룹 발돋움'포니정' 故정세영회장 모빌리티 꿈 항공으로 이어져
  • ▲ 정몽규 HDC그룹 회장.ⓒ뉴데일리DB
    ▲ 정몽규 HDC그룹 회장.ⓒ뉴데일리DB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항공 날개를 단 '모빌리티기업으로 비상할 채비를 갖추게 됐다. 주택사업에 의존했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기존 호텔, 레저, 면세점 사업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HDC그룹은 재계 17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HDC현산이 모빌리티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C현산은 1976년 범현대 계열의 주택건설 전문업체로 설립됐다. 이후 1986년 토목·플랜트 건설업체인 한라건설과 합병되면서 현대산업개발로 전환된데 이어 1999년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됐다. 정몽규 회장 역시 이때 적을 옮겼다.

    정 회장은 원래 자동차에 온 힘을 쏟아 낸 '모빌(Mobile) 맨'이었다. 1991년 현대자동차 상무에 올랐고 1993년 부사장으로 승진한후 1996년엔 현대자동차 회장직을 맡았다. 하지만 1999년 현대자동차의 경영권이 정몽구회장에게 넘어가면서 부친인 고 정세영 명예회장과 함께 HDC현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는 과거 부친과 함께 몸담았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의 부친은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으로 현대자동차와 '포니' 신화를 일으킨 '포니정',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이다. 초대 현대자동차의 사장을 맡아 국내 최초 자동차 모델인 '포니'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하지만 1999년 '왕자의 난'이라 불리는 현대가의 경영권 분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HDC현산으로 쫓기듯 넘어왔다. 이후 건설업에 매진하며 HDC현산을 10대 대형 건설사로 성장시키며 건설맨으로 거듭났다. 

    건설업계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그룹의 주력 업종을 '건설'에서 '항공'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지난해  HDC그룹의 총 매출은 약 6조5000억원으로, 대부분 건설 업종에서 달성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매출액은 총 7조원을 웃돌아 HDC그룹의 전체 매출보다 많다.

    정몽규 회장은 그간 건설업을 확장하기보다 호텔, 면세점 등 유통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주력했다. 2006년 영창악기 인수를 시작으로 2015년 호텔신라와 손잡은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면세점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5월 지주사 출범 이후에는 레저·상업시설 개발, 임대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를 인수하고 지난 8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의 운영사인 한솔개발 경영권을 인수해 사명을 'HDC리조트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전환에 이어 올 연말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를 하게 되면 건설과 호텔, 면세, 레저 그리고 항공을 포괄한 종합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HDC현산 관계자는 "그동안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꾸준히 신사업을 검토해왔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운송·물류 기능과 앞서 추진해온 산업분야가 연계되면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