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분기 항공업계 적자 전환 불구 홀로 1100억원 흑자 기록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효과 및 중장거리 노선 집중 전략 통해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하며 주주친화경영활동 선포… KCGI와 경영권 분쟁서 우위
  •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뉴데일리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뉴데일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전면에 나선지 6개월이 지났다. 갑작스러운 조양호 전 회장의 사망 이후 그룹 총수를 맡으며 험로가 예고됐으나 상속문제, 대한항공 흑자,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등을 통해 내년 주주총회 준비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KCGI는 물론 다른 주주들로부터 신임을 얻는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특히 대한항공이 3분기 일본 여행객 급감에도 흑자를 기록한 것은 조원태 회장이 대한항공 사장 시절부터 착실히 안정적 수익 구조 토대를 마련한 결과라는 평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한항공은 별도기준 영업이익 1179억원을 기록하며 국적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3분기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대한항공이 흑자를 낸 것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3분기 항공산업 침체는 일본 여행객 감소 영향이 컸는데 대한항공은 조인트벤처에 따른 환승수요 증가와 중장거리 노선 강화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양사는 지난해 초 아시아·태평양 조인트벤처 사업을 승인받았다. 지난 해 5월부터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미국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항공편을 함께 운항하고 있다.

    델타항공의 네트워크를 공유하면서 태평양 지역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동남아, 일본 등 근거리 지역의 경우 LCC와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장거리노선에 집중하면서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또한 델타항공이 아시아거점 공항을 일본 나리타에서 인천으로 옮기면서 환승 여객 수요가 늘어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인천~보스턴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 됐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3분기 노선별 매출은 미주 지역이 전년대비 6% 늘었으며 동남아, 대양주, 국내선은 각각 3%, 3%, 7% 증가했다. 반면 구주, 중국, 일본 등은 전년대비 매출이 3%, 4%, 19% 각각 감소했다.

    수익이 높은 미주지역과 동남아, 대양주 지역 매출이 늘어나면서 항공산업 침체에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 3년간 노선별 매출 비중이 일정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는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구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노선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미주 30%, 구주 21%, 동남아 19%, 중국 13%, 일본 8% 등을 차지했다. 지난 2017년과 비교해도 이 비중은 큰 차이가 없다.

    3분기 여행객 감소가 컸던 일본의 경우 지난해 매출 비중이 10%에서 올해는 8% 수준으로 2%p 하락에 그쳤다. LCC들이 일본 매출이 40% 이상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노선다변화 및 중장거리 노선 집중 전략으로 한일 관계 악화 이슈를 잘 피해간 셈이 됐다.

    향후 대한항공은 중대형기를 보유한 이점을 살려 다른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못하는 노선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 연말 베트남 푸꾸옥,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스페인 산티아고 등에 부정기편을 운항하며 신시장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며 "델타항공과의 상용업체 공동계약을 늘려 상용 수요 기반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 주주친화 경영활동 강화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의 안정적인 수익구조 기틀과 함께 지배구조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지난 7, 8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했다. 

    대한항공은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보상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결의했다. 한진칼은 이사회 산하에 거버넌스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신설키로 결정했다.

    이번 기업지배구조 개선 조치는 주주친화 경영활동 및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내년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KCGI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재선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KCGI가 한진칼 지분 15.98%를 확보하며 경영권 다툼을 예고했으나,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 우호세력인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으나 전략적투자자(SI)도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원태 회장은 지난 9월부터 복장 자율화 전면시행을 비롯해 직원들 복지 향상 및 소통활동 강화에 힘쓰고 있다. 취임 이후 노타이 복장 변경, 뉴스룸 개설, 사내문서작성 클라우드 전환 등 다양한 혁신 기업문화 활동을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