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주52시간제 시행에 9개월 계도기간 부여중견기업계 “현 경제정책에 규제 많아 발돋움 어렵다”강호갑 중견련 회장 “나쁜 시장이 착한 정부 보다 낫다”
  • ▲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패러다임이 마련돼야 국가경제도 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경제정책에는 규제가 너무 많아 성장길이 막혀 있다.”

    현 정부 들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중견기업인의 토로다.

    19일 중견기업연합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난 중견기업인들은 각종 규제로 대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강호갑 중견련 회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정승일 산업부 차관을 비롯해 중견기업 CEO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중견기업계는 행사 전날 정부가 발표한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의 주52시간제 입법 관련 보완책이 기업현장에 관한 이해도가 부족한 방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견·중소기업계는 내년 1월 시행예정인 주52시간제에 관해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요구했다. 또 탄력근로제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기업현장의 부담을 덜어줄 고육책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인 기간은 밝히지 않았지만, 300인 이상 대기업에 부여한 9개월을 유예기간으로 줄 것으로 판단된다. 중견기업계의 바램은 묵살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가 ‘근로복지개선’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기업들의 성장을 외면한 모양새다.
  • ▲ 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가 담긴 근로기준법도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자유한국당은 탄력근로제 기간을 최대 1년으로 늘리고, 특별 연장 근로제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노사정이 합의한 6개월을 통과시켜야한다고 대치 중이다.

    다른 중견기업 관계자는 “중견기업에 대기업과 같은 9개월이라는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것은 정당한 조치가 아니다”며 “국회도 정쟁을 멈추고 보완입법 논의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중견기업인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정에서 정부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며 “산업·시장 생태계는 법률로 인한 규제 보다 자율로 작동하는 시스템이 더욱 효율적이며 사회적 이득이 크다. 나쁜 시장이 착한 정부 보다 낫다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는 “국가 신용등급이 역대 최고를 유지 중이다”며 “중견기업이 한국경제의 르네상스를 이끌 수 있도록 정부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기념식에서는 기술개발과 신시장 개척으로 사회적책임 경영을 실천해온 중견기업인 총 24명에게 정부 포상이 수여됐다. 대통령 표창은 성낙곤 이래에이엠에스 전무가 받았다.

    그는 러시아와 멕시코 등 신흥시장 개척으로 1조4000억원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중견-중소기업간 협업 생태계 구축에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