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예대율 등 규제 강화로 비용부담 커져 경기 침체로 지방과 수도권 간 양극화 현상 심화
  • ▲ 예금보험공사는 19일 본사 19층 대강당에서‘제7회 저축은행 리스크관리 워크숍’을 진행했다.ⓒ뉴데일리
    ▲ 예금보험공사는 19일 본사 19층 대강당에서‘제7회 저축은행 리스크관리 워크숍’을 진행했다.ⓒ뉴데일리
    저축은행이 최근 국내외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내년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 기반을 둔 지방저축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예금보험공사는 ‘금융환경 변화와 저축은행 리스크관리 전략’을 주제로 ‘제7회 저축은행 리스크관리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박사는 미중 무역 분쟁 갈등 심화와 민간소비 축소로, 내년도 국내 경제 성장률은 1.8%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 인해 금융권 역시 내년부터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국내 경기 침체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부진과 함께 강화된 규제도 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은 현재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가계대출총량규제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받고 있다. 

    또한 ▲법정최고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24%→20%) ▲고정이하 여신자산 충당금 적립률 확대 등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 마진율은 떨어지는 반면 조달과 대손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예대율 규제 강화로 인한 수신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은 2020년 100%, 2021년 110%로 단계적으로 예대율(예금에 대한 대출 비율) 규제를 적용받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신자산 확대가 저축은행의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그나마 저금리 현상 장기화와 퇴직연금 시장 진입으로, 필요 수준의 수신자산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2.5% 이상에 달하는 퇴직연금 금리는 여전히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의 새 수익사업은 중금리 대출도 업권별 경쟁 심화로, 향후 시장 확대에 어려움에 처했다. 저축은행은 2016년도 6000억원이던 중금리대출 규모를 2018년 2조9000억원까지 확대하는 데 성공했으나, 최근 카드사와 인터넷전문은행이 수익개선을 위해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희수 박사는 “저축은행과 더불어 최근 카드사와 인터넷전문은행도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면서 업권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용등급이 4~6등급인 고객을 확보하는 데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기 둔화로 지방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저축은행과 수도권 중심으로 한 대형저축은행의 격차도 심화될 전망이다. 2016년 상위 10개사의 ROE는 15.7%로 중소형사(16.6%)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8년 상위 10개사의 ROE는 19.2%로 중소형사(13.7%)를 앞질렀다. 

    이 밖에도 과거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야기했던 부동산PF 대출이 빠르게 증가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PF대출 규모는 2013년 2조1000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5조6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정희수 박사는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나 저축은행 업권 내 부동산 PF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이를 리스크 요인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