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절반’ 철도사업, 적자 눈덩이올해 3분기만 -1305억원해외프로젝트 추가 원가부담… 신용등급도 하향
  • ▲ 현대로템이 미국에 납품한 보스턴 2층 객차. ⓒ현대로템
    ▲ 현대로템이 미국에 납품한 보스턴 2층 객차. ⓒ현대로템
    현대로템의 핵심사업인 철도부문의 실적이 심각하다. 지난해부터 적자를 기록한 철도부문은 올해 3분기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철도부문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며 현대로템에 비상이 걸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철도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액 1조312억원, 영업적자 1305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384억원까지 합하면 올해만 168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7년까지는 철도부문에서 큰 이익을 냈다. 당시 영업이익은 607억원으로 ▲방산(221억원) ▲플랜트(-477억원) 등 다른 사업 보다 월등한 성적을 내고는 했다. 그러나 지난해(-470억원)부터는 적자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철도부문의 경우 일부 프로젝트의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원가 부담 발생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특히 호주에서 수주한 1조1000억원 규모의 2층 전동차 프로젝트는 현지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등의 요구에 따라 설계를 변경해야해 큰 비용이 투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력사업인 철도부문이 맥을 못 추자 신용등급도 낮아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8일 현대로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실적 불확실성 확대 ▲대규모 영업손실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 등이 이유다.

    이로 인해 현대로템은 ‘영구채 발행’이란 고육지책을 꺼내들었다. 이달 초 106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적자지속에 따른 자본감소로 부채비율이 계속 오르자 재무구조 개선과 신용등급 강등 방지를 위해 영구채를 발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17년 187.9%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332%로 증가했다. 이상현 연구원은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구채와 함께 현대로템은 미래시장 수요에 선제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동력 분산식 고속철과 트램, 자기부상열차 등으로 신규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현지 생산체제 구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 배출량 제한 등 환경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친환경 대체 교통수단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자기부상열차와 전선 없이 달리는 무가선 트램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신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활발한 영업활동에 나서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