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개방폭 큰 금강·영산강 발생 95%이상 줄어"전문가 "소폭 개방 낙동강 거꾸로 증가, 설명 안돼"개방이전 자료 비교도 논란…"기온 등 종합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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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녹조 발생이 단편적 변인만으로는 유의미한 분석을 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4대강 보 개방의 당위성을 얻으려고 통계를 왜곡해 견강부회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일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년간 4대강 보가 건설된 구간의 여름철(6~9월) 녹조 발생을 분석한 결과 보를 많이 개방한 금강·영산강에선 녹조가 크게 준 반면 보를 제한적으로 연 낙동강에선 오히려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강은 조사기간 유해남조류 세포수가 ㎖당 263개로 같은기간 5년 평균 4800개보다 크게 줄었다. 영산강도 5년 평균 ㎖당 4693개에서 올해 162개로 감소했다.
보 개방이 제한적이었던 낙동강에선 녹조 발생이 증가했다. 올해 유해남조류 세포 수는 ㎖당 평균 2만1329개로 2013~2017년의 평균 1만6210개와 비교해 32%쯤 증가했다.
환경부는 "올해는 녹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 기온, 일조시간, 유량 등의 수문·기상학적 조건이 대체로 평이해 보 개방 효과를 확인하기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전문가들은 이같은 환경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실정이다.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보를 개방했더니 녹조 발생이 줄었다면 왜 낙동강은 되레 늘었는지 설명해야 한다"면서 "보를 조금 열면 거꾸로 늘고 많이 열면 줄어든다는 얘기냐"고 따져 물었다.
환경부는 지난 9월 내놓은 자료에서는 4대강 보 상류 500m 구간을 살핀 결과 낙동강의 남조류 세포수가 지난해보다 평균 34%쯤 감소했다고 발표했다.나은혜 환경부 4대강 자연성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 연구관은 "비교 시점이 다를뿐 (낙동강 녹조 발생 내용이) 상반된 자료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환경부가 4대강 보를 개방한 시점부터 보 개방 정도를 체계적으로 살피고 분석한 자료가 아니라 보 건설 이후 7년간을 뭉뚱그려 비교한 것 자체가 무리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환경부 설명대로 보 개방 여부가 녹조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면 보를 닫아놓아 체류시간(유속)이 증가한 상태에서 축적한 자료가 비교 수치로 활용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환경전문가는 "(환경부가) 긴호흡으로 자료를 비교·분석해야 하는데 비교적 짧은시간안에 유의미한 평가자료를 내려고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9월에도 올해 녹조 발생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자료를 낸바 있다. 원인으로는 낮은 수온과 오염물질의 하천 유입 감소, 여름철 녹조 대책, 보 개방 등 복합적인 이유를 댔다. 하지만 불과 두달여만에 녹조 발생 감소에 관한 분석자료를 다시 내놓으면서는 비교 범위를 보 건설 이래 7년간으로 잡고 보 개방 수준에 초점을 맞춰 보 개방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박 교수는 "녹조 감소의 원인은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편적으로 체류시간만을 강조하는 것은 (청와대의) 비위를 맞추려는 것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