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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을 맞은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가 사내 익명게시판을 운영하는 등 소통 행보에 나서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아이디어는 회사 젊은 층들의 목소리가 반영돼 기획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27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기 하이아이오씨 위원회는 지난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지었다.
하이아이오씨 위원회는 지난 4월 하이투자증권이 지식 경영 실천과 조직 활성화를 기치로 조직한 별도의 위원회다. 하이투자증권의 미래를 이끌 젊은 층의 목소리를 듣고자 조직을 결성한 사내 첫 사례로, 'IOC'는 Idea(생각), Opinion(의견), Communication & Change(소통과 변화)의 머릿글자를 조합한 명칭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DGB금융그룹에 편입되고 김경규 대표가 취임면서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한 동력을 마련해왔다.
김경규 대표는 취임하면서 "DGB금융그룹의 한가족으로 새롭게 태어난 10월30일은 제2의 창립일이 될 것"이라며 "고객·임직원·주주 모두가 행복하고, 임직원 간 격의없이 소통하며, 모든 면에서 투명한 회사를 만들어 금융투자업계 TOP10의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배경에서 탄생한 하이아이오씨 위원회는 아래서부터의 소통 강화라는 목적대로 차장급 이하 젊은 직원 8명을 선발해 구성됐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지난 6개월간 격주에 1회 이상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각 부서별뿐 아니라 개인별로 모아온 안건들에 대해 실현가능성, 필요성 등의 잣대로 중지를 모았다.
이렇게 탄생한 첫 열매는 사내익명게시판이다. 조직 소통 강화를 목적으로 구성된 위원회인 만큼 사내 전체에 적용될 첫 과업도 '소통'과 관련한 사업으로 선정됐다.
일종의 신문고 형태의 익명게시판은 작성자 비밀 보호를 위해 철저히 IP 추적을 방지한 시스템으로 개발 중에 있다. 당초 내달 게시판 운영을 시작할 방침이었지만 IT기술 개발 등 현실적인 실행 측면에서 다소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칫 요식행위로 끝나지 않도록 김경규 대표 역시 두차례 회의에 참여하면서 추진력과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회의에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위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독려했다는 전언이다.
최근 위원회 1기는 중국 심천으로 4일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더 많은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한다는 위원회 취지에 따라 내년 2기 구성은 중복 인원 없이 새롭게 할 방침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 창립 30년 된 시점에서 새로운 색깔을 입히기 위한 경영진들의 새로운 노력 자체로 직원들 입장에서는 힘이 나고 의미가 있다"면서 "사실 젊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윗선에 직접 전달될 수 있는 여건이 많지 않다. 밑의 의견이 올라가도록 만들어진 위원회 조직인 만큼 직원들도 애착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투자증권은 합병 후 첫해를 맞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14억5600만원, 순이익 166억19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7%, 79.1% 증가한 수치다. 누적 순이익은 47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434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사측은 IB·PF 등 기존 강점 사업부문 안정적인 수익 창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