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차보험 손실액 8000억원…중소형사 손해율 100% 넘어손보업계 올해 손해율 상승 요인 반영 8~10% 보험료 인상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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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감독원
    손해보험사들이 이르면 내년 초 일제히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급격히 상승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만회하기 위함이다. 

    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이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위한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한 상태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 등 다른 대형보험사도 이달 중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할 방침이다. 

    보험료 검증결과는 통상 2주 정도 걸린다. 다시 이 수치를 각 보험사에서 보험료에 적용하기까지 2~3주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초 보험료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형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다른 중소형사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1월 안에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보험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사상 최고 수준을 보여, 이를 상쇄하려면 내년도 보험료가 8~10%까지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 10월 말 기준 삼성화재의 누적 차보험 손해율은 89.1%로, 적정손해율인 78~80%보다 10%p가량 웃돈다. 다른 대형사인 현대·DB·KB 등도 각각 89.8%, 89.7%, 90%로 손해율이 90%에 임박한다. 중소형사인 MG손보(144%), 롯데손보(123.4%), 더케이손보(112.5%), 한화손보(102.8%) 등은 이미 손해율이 100%를 넘어섰다. 

    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한 데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자동차 정비 공임 상승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4월) ▲육체노동 정년 60세→65세 상향(2월) 등 올해 다양한 보험금 상승 요인이 중첩돼서다. 이로 인해 올해 1월(3.5%)과 6월(1.2%)의 2차례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손해율 상승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손보업계의 바람과 달리 10% 인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보험사에 '보험료 인상' 대신 '사업비 절감'이라는 자구 노력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에 4~5% 수준에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일부 손보사들은 국내 자동차보험의 경우 엄격한 보험료 통제 체계로,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자동차보험을 영위할 보험사들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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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개발원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이하로 떨어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또한 2017년을 제외하곤 자동차보험은 계속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3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2044억원) 대비 약4배 확대된 82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중소형사들이 자동차보험 영업조직을 계속 축소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자동차보험 전담 전화영업조직을 40%가량 줄이기로 결정했다. 메리츠화재도 자동차보험 영업조직을 줄여, 올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대비 1%p 감소한 3.7%를 기록했다. 

    그 여파로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가입 쏠림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대형사 역시 저금리에 따른 투자 이익 감소로 막대한 자동차보험 영업손실을 계속 감내하기엔 어려운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자동차 정비 공임 상승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하자,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자동차보험 영업조직을 축소하는 추세다”며 “특히 최근 저금리 기조로 내년도 수익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계속된 자동차보험 손실을 보험사만 감내하기 보다는 보험료 인상 등 근본적인 금융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