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전략제품 '시루직수' 출시청호, 17년 첫 출시 후 라인업 확대'니켈 이슈' 이후 직수 인기… 전체 50%
  • ▲ 웅진코웨이 신제품 '한뼘 시루직수 정수기' ⓒ 웅진코웨이
    ▲ 웅진코웨이 신제품 '한뼘 시루직수 정수기' ⓒ 웅진코웨이

    정수기 시장 대세가 ‘직수’로 옮겨가는 추세다.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와 같이 역삼투압을 고집하던 업체도 최근엔 직수 유행에 동참하고 있다. 업력이 오래된 두 업체는 그간 정수성능 위주의 역삼투압 제품에 집중해왔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3일 내년도 전략제품 ‘한뼘 시루직수 정수기’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엔 RO필터가 탑재돼 있지만, 물 보관 없이 직수 방식으로 물을 추출한다. 코웨이는 이번 제품을 위해 ‘시루 필터’를 개발했다.

    시루 필터는 기존 RO필터 대비 면적이 넓어, 한꺼번에 많은 물을 정수할 수 있다. RO필터의 단점인 정수 속도를 보완한 셈이다. 코웨이는 신제품 마케팅에서 ‘직수추출 방식’과 ‘위생성’을 강조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도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필터 기술’을 고집하며 오래간 직수 정수기를 내놓지 않았던 청호는 지난 2017년 첫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30만원 대 직수 정수기 ‘콤팩트’를 추가로 출시했다.

  • ▲ 청호나이스 직수 정수기 '콤팩트' ⓒ 청호나이스
    ▲ 청호나이스 직수 정수기 '콤팩트' ⓒ 청호나이스

    정수기는 크게 역삼투압·직수 두 가지로 나눈다. 가장 큰 차이는 제품에 들어가는 필터다. 역삼투압 정수기엔 RO 멤브레인 필터, 직수엔 나노필터를 주로 장착한다.

    RO의 경우 나노필터보다 촘촘해 정수성능은 좋지만, 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조금씩 거른 물을 제품에 모았다 내보낸다. 나노필터는 RO만큼 꼼꼼히 정수하지 못하지만, 속도가 빨라 저장 없이 즉석에서 물을 내보낸다.

    역삼투압의 경우 저수조와 필터 공간 때문에 제품이 크다. 필터 단가가 높아 제품 가격도 비싼 편이다. 직수의 경우 저수조가 없고 필터 차지 공간도 적어 사이즈가 작다. 가격도 역삼투압보다 저렴해 인기가 좋다.

    지난해 전체 정수기 판매량 중 직수 차지 비율은 50%대로 추산된다. 30~40%대에 머물던 몇 년 전과 비교해 비중이 커졌다.

    업계는 이같은 흐름이 지난 2016년 ‘얼음정수기 니켈 파동’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당시 일부 제품 내부에선 얼음 생성부에서 떨어진 니켈 가루가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니켈 이슈 이후 소비자 사이에선 제품에 고여 있는 물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에 관심은 직수 제품으로 옮겨졌고, 이때쯤 LG전자, SK매직 등 직수 주력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니켈 이슈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선 기존과 다른 새로운 개념의 정수기를 원하는 니즈가 있었을 것”이라며 “흔히 쓰던 역삼투압 정수기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고, 디자인 측면도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업력이 오래된 기존 업체의 경우에도 고객 이탈을 방어하기 위해 라인업 확대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 LG·SK 등 대기업군 업체들이 직수 마케팅에 집중하는 만큼,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