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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지주의 ‘복덩이’로 자리 잡았다.
올해 리딩뱅크를 수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루는데도 한 몫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내년 1월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 40.85%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잔여지분은 약 3350만주로 총 9584억원 규모다. 먼저 6000억원 상당을 신한금융이 보유한 자사주(1388만2062주)로 교환해주고 나머지 자금은 신주 발행으로 조달한다.
주식교환 방식으로 오렌지라이프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고가 매입에 대한 논란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오렌지라이프를 주당 4만7400원, 총 2조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59.15%의 지분을 확보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조건으로 당시 주가대비 30% 이상 웃돈을 줬다. 하지만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주식교환 방식으로 주당 2만8608원으로 잔여지분을 인수함으로써 초반의 인수 가격을 내리는 효과를 봤다.
실제 오렌지라이프의 총 인수 규모는 3조2500억원으로 주당 3만9700원에 100% 완전자회사로 품게 됐다.
총 인수금액은 오렌지라이프 장부가 대비 0.86배에 불과하다. 즉, 장부가보다 더 싸게 인수하는 셈이다.
여기에 인수 결정 후 2018년 9월 이후부터 오렌지라이프가 보유한 채권에 대한 평가이익이 3조6000억원 증가하며 이미 인수하기로 한 금액을 뛰어넘은 추가 수익 확보도 예상된다.
추가 인수 과정에서 신한금융은 자사주 소각 계획도 밝혀 주주가치 제고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2019년까지 고배당정책을 유지함으로써 소액주주도 배려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하루 빨리 완전자회사로 전환하는 이유는 내년 금융환경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각종 규제로 인해 은행 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 속에 비은행 부분 확대가 절실하다.
올해도 신한금융이 KB금융을 따돌리고 리딩뱅크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도 오렌지라이프의 덕이 컸다.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지주와 KB금융의 순이익 차이는 1183억원이었는데 오렌지라이프 3분기 누적순이익을 빼면 오히려 KB금융이 149억원 앞서게 된다.
결과적으로 2012년 KB가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검토했을 때보다 1조원 수준 정도 더 비싸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당시 오렌지라이프 수익력은 2000억원 수준이었고 현재는 3000억원 수준의 수익력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의 기초체력이 개선됐다.
일례로 신한금융이 보유한 신한생명의 경우 IFRS17 도입 시 일정규모의 대규모 증자가 필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장부가보다 싼 매물인수, 그것도 자본력이 튼튼한 보험사를 인수함으로써 증자 이슈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조용병 회장의 통찰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