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대 은행서 늘어난 원화대출 '6조' 불과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제시가계‧기업 등 전부문 대출 총량관리 불가피대기업 등 우량기업 편중 심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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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DB.
    한 달에 10조원 넘게 불어나던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원화대출 잔액이 지난달 6조원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그룹 차원에서 CET1(보통주자본)비율에 기반한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설정함에 따라 계열사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은행의 RWA(위험가중자산)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1584조4307억원으로 전월 말(1578조299억원) 대비 6조4008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원화대출 증가폭은 지난 7월 14조7630억원, 8월 14조2252억원, 9월8조592억원으로 하반기 들어 매달 둔화하고 있다. 

    상반기 중에는 총 60조7152억원 증가해 월 평균 10조1192억원씩 불어났었다.

    은행들의 원화대출 성장세가 둔화한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큰 영향을 받았지만 RWA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 역시 속도조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대출자산이 급증하면 RWA도 함께 늘어 CET1비율이 하락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주주환원 규모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회사의 자본력을 보여주는 CET1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눈 값이다. 분모인 RWA가 증가하면 CET1비율은 하락한다.

    RWA는 은행의 자산을 유형별 위험 정도로 감안해 다시 계산한 숫자를 말하는데, 통상 기업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대다수인 가계대출보다 더 높은 가중치가 반영된다.

    가계대출 총량을 축소하면서도 이전처럼 기업대출을 대폭 늘리기 어려운 이유다.

    5대 은행은 지난 8월 가계대출 잔액이 9조6000억원 폭증하자 다음달 기업대출 증가규모를 전달의 절반 수준인 2조원대로 대폭 줄였다. 이후 9월과 10월 가계대출이 각각 5조6000억원, 1조1141억원 늘며 진정세를 보이자 지난달 기업대출을 5조2000억원 늘렸다. 다만 지난달 증가폭 역시 상반기 월평균(7조3000억원)보다 2조원 넘게 적은 수준이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앞으로 RWA 성장률을 앞으로 4~5%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3분기 기준 RWA 성장률은 KB금융 5%, 신한금융 7.4%, 하나금융 7.5%, 우리금융 8% 등이다.

    주주환원과 맞물린 CET1비율 관리를 위해 RWA 성장률 목표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만큼, 이 수치를 맞추기 위해 은행들의 대출고객 골라받기도 심화할 전망이다.

    이익 성장과 RWA 관리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대기업 대출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재무담당 부사장)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RWA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내년 RWA 성장은 5% 수준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올해 같은 큰 자산 성장을 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관 KB금융 CFO 역시 “RWA성장은 10년 평균 6.1% 수준이고 이보다 낮은 5% 이내에서 관리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경영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게 자산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계열사를 포함해 조직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경영관리 체계를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