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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10일 노조 결정에 희비가 엇갈렸다. 기아차 노사는 임단협 잠정합의에 성공하며 리스크를 줄였으며, 르노삼성은 노조 파업 가결으로 다시 한번 위기를 맞게 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최준영 대표이사(부사장)와 최종태 신임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0일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16차 본교섭에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4만원 인상 ▲성과 및 격려금 150% + 320만원 등이다.
새 집행부 선출 이후 교섭 재개 2주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급변하는 산업구조에 대비하기 위해 노사가 연내 임금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절실함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가 올 여름 임단협을 조기에 합의하며 8년만에 무파업으로 끝낸 것 또한 큰 영향을 미쳤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월 ▲기본급 4만원 ▲성과급 150%+30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담은 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기아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오는 12월 13일 실시될 예정이다. 업계는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또한 별다른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성인 최종태 신임 지부장이 선출됐음에도 예상보다 빠른 시일내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노조 역시 현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의 바뀐 분위기도 기아차 잠정합의안 투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3일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에 실리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상수 신임 지부장을 선출했다.
이 지부장은 선거 기간 "무분별한 ‘뻥 파업’을 지양하고 민주노총·금속노조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선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시대의 변화에 회사(현대자동차)가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노동조합 조합원도 인지해야 한다"고 하며 노조 태도의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파업 리스크를 덜어낼 경우 기아차는 향후 판매 확대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K7 프리미어를 비롯해 다른 차종 생산에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12일 신형 K5를 출시를 앞두고 있어, 잠정합의는 기아차에 있어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라는게 업계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면 르노삼성은 당장 공장 가동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지난 10일 진행된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2059명 중 1939명이 참여(투표율 94.2%)해 찬성 1363표(66.2%), 반대 565표(27.4%)로 가결된 것.
지난 6월 1년여간 끌어온 2018년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노사 상생 공동 선언'을 발표했지만, 파업이 통과되며 6개월만에 빛바랜 약속이 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와 르노삼성 노조가 같은 날 다른 결정을 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며 "가뜩이나 현대기아차와 나머지 3사의 점유율 차이가 엄청난데, 르노삼성이 파업까지 한면 국내 시장에서 설 자리는 더 좁아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