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글로벌 시장 3억3천만대 급성장삼성전자,내년 비중 20%까지 확대'적자탈출 목표' LG전자, 비중 절반 이상 목표
  • ▲ ⓒ삼성전자
    ▲ ⓒ삼성전자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ODM(제조자개발생산) 비중이 커지며 내년 본격적인 ODM폰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저가 모델에서 ODM폰을 생산하기 시작한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사업 적자탈출이 시급한 LG전자도 ODM폰 비중을 높여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세계 ODM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 3500만 대로 지난 2분기 대비 7.6% 증가했다. IDC는 올 4분기 5G 스마트폰 출시가 본격화되고 내년 수요 증가에 대비하는 제조사들이 ODM 출하량을 더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ODM은 원청업체가 설계하면 하청업체가 생산만 하는 OEM과 달리 부품 수급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하청업체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가격 경쟁력이 관건인 중저가폰에서 개발비와 생산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1년 전만 해도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ODM 방식을 도입하는데 소극적이었지만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는 평가다. ODM 방식을 일찌감치 도입한 중국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이고 ODM 기술력도 높아져 생존을 위해 ODM은 필수조건이 됐다.

    ODM과 함께 JDM(합작개발생산) 또한 대세로 떠올랐다. 사실상 제조 전반을 하청업체에 맡기는 ODM에서 원청기업의 개입을 늘려 보다 고품질의 제품을 원활하게 생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ODM업체들은 거의 중국기업이다. 삼성전자, LG전자와도 손을 잡고 있는 중국의 윙텍(Wingtech), 자싱융뤼(Jiaxing), 화친(Huaqin), 롱치어(Longcheer) 등이 전세계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를 사실상 전담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앞으로 ODM폰이 증가하면서 이들 기업의 존재감은 더 상승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ODM폰 생산을 시작해 전체 생산되는 스마트폰 중 ODM폰 비중이 비교적 크지 않지만 연간 3억 대 안팎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는 1위 기업인만큼 ODM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는 전체 스마트폰의 10% 수준만 ODM 방식으로 생산했다면 내년에는 ODM폰이 두 배 증가해 전체의 2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택한 ODM사도 중국업체들이다. 지난해 9월 ODM시장에 본격 뛰어들며 중국의 윙텍과 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올 7월에는 화친과 제휴를 맺어 생산하고 있다. 갤럭시A60를 포함한 스마트폰 3종과 태블릿PC 1개 모델을 이들 업체들을 통해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오랜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완전한 체질 개선을 위해 생산 전략을 바꾸는 과정에서 ODM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생산을 사실상 접고 베트남 생산 체제로 넘어가는 동시에 중저가 라인에선 중국 ODM업체들과 손을 잡고 생산에 나선다. 일부 모델에선 JDM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LG전자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 가량이 ODM으로 생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이 같은 점을 언급하며 ODM을 통한 원가 구조 개선이 실적 턴어라운드에 크게 기여할 것임을 예고했다. 비용 절감으로 프리미엄 제품과 미래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 여력도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삼성과 LG 양사에서 ODM폰 생산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며 중저가폰 시장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표적인 중저가폰 시장인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샤오미나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이 1위 자리를 넘보고 있어 ODM과 JDM을 활용해 중저가폰 라인업을 확충하고 신제품 출시 주기를 앞당겨 발빠르게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