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 장기 파업 피로감 가중생산절벽-판매절벽 '고사 위기'내년 XM3 수출물량 배정도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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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노조 내에서도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많아지면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이 70%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 그동안 르노삼성 노조의 파업 찬성률이 85%이상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역대 최저 수준이다.

    아울러 사측이 쟁의행위 조정을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아닌 중노위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행정소송을 제기해 소송 결과에 따라 파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밤 르노삼성 노조는 쟁의 찬반 투표에서 66.2% 찬성으로 파업 동의 결정이 내려졌다. 부산지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인정받게 됐다.

    파업 동의안은 가결됐으나 조합원들의 찬성률이 역대 최저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전면 파업에 나서기에는 동력도, 명분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투표 결과는 지난 해부터 계속된 파업 장기화에 노조 내부에서 반발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지난 6월 1년여간의 장기간 협상 끝에 2018년 임단협에 최종 합의했다. 그 동안 노조는 62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고 8일동안 전면파업을 시행했다. 이 기간동안 회사가 파업으로 입은 피해는 3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파업에 지친 르노삼성 직원들은 지난 달 기존 노조의 강경노선에 반발해 제 3노조를 출범했다. 올해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 종료되고 내년 XM3 유럽 수출 물량 배정까지 불투명한 가운데 노사 갈등은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게 이들 입장이다.

    르노삼성은 현재 르노 본사 측과 XM3 수출물량에 대해 협의 중이다. 본사 측이 수출물량 배정과 관련해 노사관계 안정화를 중요시하게 여겨 이번 노조 파업 여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또한 올해 르노삼성차 판매가 대폭 줄어든 것도 파업에 대한 명분을 잃게 했다.

    올해 1~11월 르노삼성차 판매는 16만 485대로 전년대비 23.3% 줄었다. 내수 판매는 7만6879대로 전년대비 3.4% 감소했다. 이마저도 QM6가 분전한 결과다. 이 기간 QM6 내수 판매는 4만 82대로 전체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아울러 같은 날 기아차 노조가 자동차 산업 위기와 생태계 변화에 공감해 올해 임금협상에서 잠정합의하는 모습 등을 보이면서 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부정적 시각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 노조의 60%대 파업 투표 찬성률은 파업에 대한 노조의 피로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사 생존을 위해서는 내년 XM3 유럽 수출물량 배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노조에서도 파업보다는 생존권을 우선시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