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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내년 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해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
실손의료보험이 국민건강보험과 보장범위가 연계된 보완형 민영 보험상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소비자의 과다한 의료이용 등 계속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위원회 손병두 부위원장과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의 공동 주재로 ‘공·사보험 정책협의체’를 열었다.
이날 협의체에선 ▲2019년 보장성강화정책 시행에 따른 실손보험 반사이익 추산 ▲공·사보험 의료보험 상호작용 연구결과 ▲실손보험 구조개편 추진계획 및 창구 간소화 추진현황 ▲건강보험 비급여관리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먼저 금융위원회는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및 소비자의 불필요한 의료이용 유인 완화를 위해 2020년 구조개편을 추진한다.
의료이용에 따른 실손보험료 할인 또는 할증제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실손보험의 보장구조와 자기부담률 등에 관해 개선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또한, 현재 판매 중인 저렴한 신실손의료보험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전환절차 및 요건을 간소화하고 소비자 안내 및 홍보를 보다 강화키로 했다.
보험업권은 과잉진료 우려가 큰 3개 진료군을 특약으로 분리해 보험료를 낮춘 신실손의료보험을 2017년 4월 출시한 바 있다.
이밖에도 금융위는 소비자의 실손보험 청구 불편 해소를 위해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의 신속 통과를 약속했다.
금융위 손병두 부위원장은 “실손의료보험이 대다수 국민이 가입한 보험이지만 보험금 청구를 위해 직접 의료기관에 방문해 관련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고 이러한 불편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인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상황”이라며 “보험업법 개정안이 현재 의료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큰 것을 알고 있지만, 중계기관이 서류전송 이외 목적으로 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의료계의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복지부와 함께 의료계를 지속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도 금융위의 향후 추진계획에 힘을 실었다.
복지부는 ▲비급여의 급여화 ▲비급여 발생 억제 ▲환자의 비급여 진료 선택권 강화 ▲체계적 비급여 관리기반 구축 등을 관리 강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안과 질환 관련 검사 등 필요도가 있는 항목에 대해선 급여화를 추진하고 신의료기술로 진입하는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는 원칙적으로 급여 또는 예비급여로 적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재 병원급 이상에 대해 시행하고 있는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대상 항목을 내년부터 340개에서 5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공개대상 의료기관도 병원급 이상에서 의원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비급여 진료 시 의료진이 환자에게 충분한 사전 설명을 한 후에 환자가 동의서를 작성토록 하는 등 절차도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현재 의료기관 종별·진료목적별·세부항목별로 혼재된 비급여에 대한 표준코드를 제시하고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 등 관련 규정도 정비한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복지부는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대상 의료기관을 병원급 이상에서 의원급까지 확대하고 비급여 진료에 대한 사전 설명 및 동의 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비급여 분류코드를 표준화하는 등 비급여관리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실손보험료 인하에 대해선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협의체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실손보험료 인하요인으로 반영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자료 표집 시점과 정책 시행 시점 괴리가 확대돼 2020년 실손보험료 조정에 추산 결과를 반영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예로 뇌혈관 MRI 이용은 실제 의료이용 양상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실제 이용 정도보다 과소 표집 됐을 가능성이 있어 급여화 효과를 충분히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외부전문가 의견을 수용하고 반사이익 추계방법을 개선한 뒤 내년 중 재산출 과정을 거쳐 실손보험료 조정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