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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확대와 주택담보대출 금지 등 역대 최고 수준의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지방 등 비규제지역에서 청약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7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인천 부평구 산곡동 '부평 두산위브 더파크'가 308가구 모집에 무려 9501여명이 청약해 평균 30.8대 1의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였다.
이는 부평구내 역대 최고경쟁률이며 인천시 민간택지중에서도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6일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확대와 추가 규제 내용을 담은 '12·16대책'을 내놓은 지 하루만에 발생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를 빗겨간 수도권내 비규제지역이나 지방의 경우 '풍선 효과'로 인해 청약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책 발표 이튿날인 17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대구역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의 경우, 490가구 모집에 총 6202명이 몰려 평균 12.7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분양 관계자는 "16일 서울에 기습적으로 대책이 발표되면서 규제가 거듭되는 가운데 수요자들이 지방 비규제 지역으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광주 계림 아이파크 SK뷰'는 683가구 모집에 4만6370명이 접수해 평균 6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6개 주택형 모두 1순위 마감됐다. 전용면적 84㎡형은 무려 15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전용 84㎡형의 분양가는 4억9000만원(3.3㎡당 1411만원)으로 주변 분양가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청약자들이 이처럼 몰린 이유는 아파트 시세가 오르면서 분양가도 계속 치솟고 있어서다.
특히 광주는 규제를 받지 않다보니 분양가상한제에도 해당되지 않고 전매제한도 6개월에 불과하다.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강화된 규제는 주택우선 공급대상의 거주기간을 3개월에서 1년으로 변경한 것 정도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책들이 오히려 수도권 비규제지역이나 지방아파트 분양시장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등 주요 도심지의 신규 주택공급이 줄고 집값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심리가 확산되면서 수요자들이 규제가 덜한 지방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다는 것인데 정부는 원인 치료보다 강력한 공급과 수요 규제를 앞세워 부동산시장을 조이고 있다"며 "이는 결국 부동산시장을 왜곡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해 내년 주택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