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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제살깎기 논란에 휩싸인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과 관련해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오픈(내국인 출입허용) 카지노를 피난처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토부는 19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에는 지방국제공항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지방발 국제노선을 적극 개설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어명소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18일 열린 사전 백브리핑에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의 중복투자 논란과 관련해 "오픈 카지노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외국인투자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한방'으로 제기되는 복합리조트개발사업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새만금 오픈 카지노는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이 지난 2016년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오픈 카지노가 포함된 새만금 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촉발됐다.
김 의원이 지난 5월 개최한 '새만금 복합리조트개발사업' 정책토론회에서도 오픈 카지노 유치를 의식한 주장이 집중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도 지지부진한 새만금 개발을 활성화하려면 카지노 자본 유입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적잖다.
어 국장은 "오는 2025년이면 강원도 정선의 (강원랜드 카지노) 면허가 끝난다"면서 "(국제신공항 수요를 위해) 새만금에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시설(리조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4개의 카지노가 있다. 우리도 3개는 더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폐광지역의 경제회생과 고용창출을 명분으로 개장한 강원랜드 카지노는 지난 10월28일 개장 20년을 맞았다. 오는 2025년에는 폐광특별법이 만료된다. 면허가 종료됨에 따라 부산, 제주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카지노 유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도 카지노 산업 유치를 위해 관련 규제를 대폭 풀고, 오는 2024년까지 3곳에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완공할 계획이다. 어 국장의 발언은 이런 카지노 관련 국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새만금에 오픈 카지노가 건립되면 새만금 국제공항의 수요 증가에 일등공신이 될 수 있다는 의도로 읽힌다. 카지노 면허를 국토부에서 좌지우지할 순 없지만, 고위 관료가 건설이 본격화하는 국제공항 수요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이어서 눈길을 끈다. -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7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원안대로 의결했다. 새만금 신공항은 총사업비 7800억원을 투입해 전체면적 205만6000㎡에 2500m짜리 활주로 1본과 여객터미널 등을 짓게 된다. 2028년 준공 예정이다.
그러나 새만금 신공항은 국토부가 진행한 '새만금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연구' 용역(이하 사타)에서 경제성 분석(B/C) 결과가 0.479밖에 나오지 않았다. 100원의 돈을 쓰고 그로 인해 얻는 편리함이나 유익함은 47원에 그친다는 얘기다. B/C는 1.0보다 커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 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추진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사업 추진이 녹록지않았을 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더욱이 새만금 신공항은 인근에 적자에 허덕이는 무안·청주공항이 있어 중복투자 논란이 제기됐던 사업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공항 건설은 도로·철도와 달리 수요가 매우 중요하다. 도로·철도는 건설해놓으면 차량이 어떻게든 다니지만, 공항은 이용객이 적으면 항공사가 외면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새만금 신공항은 사타에서 국제선 여객 수요가 전북도 등의 사전조사 결과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논란이 커진 상태다. -
한편 이날 국토부가 내놓은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는 내년부터 인천공항의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가능 횟수)을 시간당 65회에서 70회로 늘리고, 국내 지방공항과 중국 지방공항 간 항공자유화를 통해 항공사 취항 기반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바운드(외국인 방한객)를 유치한 항공사에 운수권과 슬롯을 우선 배분하는 인센티브 내용도 포함됐다.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르면 내년 인천공항 슬롯은 시간당 5회가 늘어난다. 이를 통해 연간 항공편이 1만6000편쯤 늘고, 항공사 연 매출도 1조2000억원쯤(국내 항공사 77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핀란드 헬싱키(내년 7월), 대구∼싱가포르 노선 등 중장거리 국제노선 개설을 추진하고, 무안·양양·청주공항은 인바운드 시범공항으로 지정해 항공기 전세기 1편당 최대 5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울산·여수·포항 등 국내선 전용공항도 인바운드 유치를 위한 국제선 부정기편을 확대하도록 했다.
대외 변수에 불안정한 항공사의 부담을 경감하고자 항공기 구매·리스 등 신규 도입시 사업계획변경 인가를 '신고'로 개선하는 등 행정절차를 간소화한다.
올해 말 감면 기한이 만료되는 조명료(250억원), 탑승동 탑승교 사용료(40억원), 페리기(빈항공기) 착륙료(2억원)의 감면을 연장하고, 인천·지방공항 간 환승 내항기는 착륙료(7억원)와 여객공항이용료(12억원)을 1년간 면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운송 중심의 항공 산업을 항공정비(MRO)·물류·패키지형 공항 수출 등 연관산업으로 확장한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