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면세점, 4년만에 조기폐점오프라인 23일까지 영업, 25일 영업종료두타면세점, 3년간 총 600억원이 넘는 적자 기록
  • ▲ 한 층의 절반이상 매장이 영업을 종료한 모습ⓒ박소정 기자
    ▲ 한 층의 절반이상 매장이 영업을 종료한 모습ⓒ박소정 기자
    비가 오던 7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두산빌딩. 지상 6층부터 13층까지 총면적 1만6825㎡(약 5090평) 규모에 500여 개 브랜드를 운영했던 두타면세점에는 쓸쓸함이 느껴졌다.

    폐점을 보름 앞둔 면세점은 입구 층인 6층에 도착하자마자 썰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몇몇 매장은 텅 비어있었고 진열대에는 상품이 거의 없거나 진열돼있지 않았다. 이틀 전 5일 방문했을 땐 운영중이던 매장도 철수했다. 

    화장품을 판매하는 몇 개 매장에서만 중국인 관광객이 하나둘 모여 구경을 할 뿐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영업 종료한 매장은 제품 거치대만 남아있고 그 위에 뽁뽁이로 둘려있어 삭막함을 더했으며, 아직 운영 중인 매장 직원들은 재고 정리에 한창이었다. 담배 매장이 철수한 자리에는 보석이 박힌 모자류가 진열됐다. 

    폐점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직원들은 손님에 개의치 않고 큰 소리로 다른 브랜드 직원들과 대화하며 재고 및 불량 상품 리스트를 점검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쇼파드, 예거 르쿠르트 같은 고급 시계 브랜드 등이 철수한 8층 시계 코너에선 판매 상품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손님은 없고 5명의 직원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구경 온 사람들도 삭막한 매장을 보고 곧바로 다른 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두산빌딩의 일반 매장이나 지하 푸드코트에 사람들이 몰린 것과 대조적이다. 
  • ▲ 한산한 모습 ⓒ박소정 기자
    ▲ 한산한 모습 ⓒ박소정 기자
    두타면세점에 입점한 일부 브랜드는 12월부터 세일을 진행했다. 한 잡화 브랜드 직원은 "지난 12월에 할인행사를 통해 재고가 거의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면세점 직원은 "12월부터 매장별로 철수가 진행됐다"며 "오프라인 면세점은 23일이 운영 마지막 날이지만 각 브랜드마다 철수 일은 다르다"고 말했다.

    2015년 11월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권을 딴 지 4년여 만이다. 면허 기간(5년)을 채우지 않고 지난 10월 면세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두타면세점은 2016년 5월 국내 최초 심야 면세점 등을 표방했지만 지난 3년간 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드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시내면세점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결과다.

    두산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까지 영업종료한 매장은 약 30% 정도 되며 1월에도 순차적으로 매장들이 영업을 종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한산한 시계 코너 ⓒ박소정 기자
    ▲ 한산한 시계 코너 ⓒ박소정 기자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사업권을 포기하는 시내면세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와 두산이 시내 면세점 철수한 데 이어 탑시티 면세점도 개장 1년여 만에 특허권을 반납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은 포화상태"라며 "시내면세점 수가 2015년 6개에서 지난해 13개로 두 배 이상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규모의 경제로 인해 바잉파워가 낮은 중소면세점이 성장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두산이 반납한 두타면세점 자리에 신규 특허를 취득해 임대차 계약을 맺고 상반기 중에 개장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획득해 기존 무역센터점에 이어 규모의 경제를 이뤄 후발주자로서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두타면세점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원칙에 상호 합의했다"며 "브랜드 재고 이전은 아직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