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12월 기준 최대치…주담대도 3년만 최고주택 수요 증가에 안심전환대출 전환도 맞물려작년 가계대출 60조↑…17·18년 규모보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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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은행 가계대출이 고공행진 했다. 하반기에만 석 달 연속 7조원 넘게 증감했고, 연중 증가 폭도 과거보다 확대됐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주택 수요가 지속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 열기는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다.  

    10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은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은 888조3000억원으로 7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12월 증가 규모 기준으로 2004년 한은이 속보치를 통계 편제한 이후 최대치다. 통상 연말 연초에는 대출 증가 폭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가계대출이 지난 10월(7조2000억원), 11월(7조원)에 이어 석 달 연속 7조원 가량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주담대 영향이 크다.

    보금자리론과 전세자금대출 수요 지속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증가한 가운데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통한 전환 효과까지 겹쳐 주담대 증가 폭이 확대됐다.

    보금자리론은 공급 규모가 조원대를 넘지 않다가 10월 2조2000억원으로 급증하더니 11월 1조7000억원, 12월 2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전세자금대출도 10월(2조6000억원), 11월(2조7000억원)에 이어 12월(2조5000억원)에도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두 달 연속 안심전환대출을 통한 제2금융권 대출(9000억원)이 은행으로 대환된 것도 주담대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제2금융권 주담대는 1조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은행 주담대는 5조6000억원 증가하면서 2016년 11월(6조1000억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주택 자금 수요와 저금리로 인한 신용대출 확대로 1조6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제2금융권은 보험 약관대출과 상호금융 비주택 담보대출 감소로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폭이 상당히 크고, 주담대가 계속 늘면서 연말까지 증가세가 이어졌다"며 "하반기부터 주택 수요가 커졌고 안심전환대출도 얹혀진 가운데 아파트 거래나 가격도 같이 상승하며 대출이 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은행 가계대출이 주담대 중심으로 확대된 가운데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금융당국은 평가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의 연중(1~12월) 증가 규모를 보면 ▲2016년 123조2000억원 ▲2017년 90조5000억원 ▲2018년 75조2000억원 ▲2019년 56조원로 매년 감소했다.

    특히 작년 가계대출 증가 폭은 최근 4년간 최저 수준으로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서 문제는 2017년부터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줄줄이 나왔으나 은행 대출 증가세는 제2금융권 대출과 달리 꺾이지 않고 있다는 거다.

    은행 가계대출의 연중 증가 규모는 ▲2017년 58조8000억원 ▲2018년 60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60조8000억원으로 오히려 더 확대됐다.

    반면 제2금융권은 ▲2017년 31조7000억원 ▲2018년 14조7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조8000억원 순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관련 규제들이 즉각적인 측면이 있으나 통상 두세 달 정도 시차가 존재한다"며 "9·13 부동산대책이 나왔을 때도 그 정도 시간이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1월이 대출 비수기라도 갑자기 증가세가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12·16 부동산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하며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혁신기업 등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