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말→전주→내주… 이달 주식매매계약 체결 불투명자본잠식 상태… 제주항공 응급지원으로 연명마음 급한 이스타… 이상직 전 회장 총선 출마 겹쳐 더 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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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타항공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진행 중인 실사 작업이 이르면 이번주, 늦어질 경우 다음주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제주항공은 지난 12월 31일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사 과정이 더뎌지면서 1월 중에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재공시했다.

    제주항공은 김태윤 CFO를 이스타협력단장으로 임명하고, 현재 이스타항공에 파견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주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됐던 실사가 이번주에 끝날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항공기 리스료를 비롯한 부채 등 재무구조가 생각보다 부실하고 불명확한 것들이 확인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은 484.4%, 자본잠식률은 47.9%이다. 4분기 실적이 최종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본잠식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함구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협력단이 여러 가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엇 때문에 늦어지고 있는지, 언제 마무리될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역시 실사 대상이기 때문에 설명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인수가격 조정과 지칫 인수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스타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덩치가 작기 때문에 HDC와 금호아시아나그룹처럼 인수 조건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마음이 급한 것은 이스타항공이기 때문이다. 유가 불안과 수요 감소 및 공급 과잉 등 항공업계 업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총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상직 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전 이스타항공 회장)의 선거 자금 마련을 위해 하루 빨리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고 싶을 것이란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주항공은 절차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느긋한 분위기다. 좀 더 실사를 꼼꼼히 한 후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얘기다. 계약 체결 이후에는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해당 절차가 3~4월에 완료되면 최종적으로 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대해 대표이사와 CFO 등 일부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이스타항공의 부채 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까지 낮추기 위한 유상증자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 12월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인수 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비율은 51.17%이다. 이는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하던 이스타항공 주식 전량 39.64%와 기타 주식을 합친 물량이다. 매각대금은 695억원이며, 제주항공은 이행보증금 115억원을 지급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가운데 100억원을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전환사채(CB) 매입에 사용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수지 대표이사 혼자 등록돼 있고, 이스타항공의 지분 39.64%를 보유하고 있다. 이수지 대표는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장녀이다. 이스타홀딩스 지분율은 아들이자 골프선수인 이원준(99년생) 66.7%와 장녀 이수지(89년생) 33.3%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수지 대표는 지난해 3월 이스타항공 상무에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