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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영증인 '우한 폐렴' 확산에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중국 현지 사업장은 물론 국내로도 감염이 확산될 수 있기에 비상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은 물론 자동차, 조선, 철강, 해운, 항공 등 각 업종별로 위생보건 및 안전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중국 출장금지 및 개인 위생 강화
롯데그룹은 피해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우한에서 전세기로 700명이 귀국 시 격리시설에서 사용할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한다. 롯데쇼핑 주체로 전달은 세븐일레븐 물류센터에서 이뤄진다. 롯데면세점은 이갑 대표이사 위원장으로 비상대책위를 발동했다. 중국 방문 후 귀국자는 14일간 휴가 조치하며, 임산부 및 만성질환 직원들은 휴직 조치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비상체제에 돌입, 임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당분간 전면 중단했다. 중국에 한화솔루션 케미칼/큐셀부문/첨단소재, 한화토탈 생산법인 등이 있다. 중국 체류 인원들이 우한 인근으로 이동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했고, 방문자 및 인근 체류자는 잠복기 동안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했다.
CJ그룹은 지주사 내 안전경영팀, 인사팀, 커뮤니케이션팀 등이 참여하는 '위기관리 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일 계열사별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국내 및 글로벌 전체 임직원 대상으로 ‘행동 가이드’를 선제적으로 배포했다. 고객 접점이 많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근무자 마스크 착용, 고객용 위생용품 비치, 출입시 손 소독 등을 시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택배서브에 열감지카메라, 레이저체온기로 발열 체크하고 있다. CJ CGV와 CJ올리브영 등은 매장별로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관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중국 출장 금지 등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GS그룹은 중국에 GS칼텍스와 GS홈쇼핑 등이 진출해 있다. 이에 따라 사내 감염병 비상대책반 운영을 하기로 했다. 각 사업장에 열화상카메라 설치해 출입자를 관리하고 있으며, 해외출장 최소화, 해외법인 근무자 건강 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코오롱그룹은 중국 쑤저우, 난징 등에 계열사 공장들을 운영 중이다. 현지 공장 근무자들에게는 재택근무를 권유 중이다. 현장 방역과 근무자 건강 관리를 강화했으며, 공장 소재지 관청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장 운영을 조정할 계획이다.
◇ 현대차·포스코, 주재원 또는 가족 귀국 조치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베이징현대, 쓰촨현대, 둥펑위에다기아 등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될 수 있다. 29일까지 중국 내 주재원들의 가족을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중국 내 주재원들 가족이며, 회사는 직계가족에 한해 항공 및 숙박 비용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주재원들의 경우 현지에 남아 재택 등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근무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국내외 전 사업장에 공문을 보내 위생 조치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조선업도 일부 기업들의 야드가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중국에 야드는 없지만, 그룹 차원에서 전 계열사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하도록 했다. 중국 지역 파견 및 출장자의 경우 빠른 시간 내에 귀국 조치하도록 했고, 주재원의 가족도 빠른 시간 내에 귀국 조치할 예정이다. 중국 주재원은 재택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산둥성에 야드가 있지만, 다음달 9일까지 휴가 기간이어서 현재까지 특별한 진행 상황 없다. 다만, 설 명절 전부터 우한 폐렴 관련 지침이나 매뉴얼을 1차적으로 안내했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출장이나 파견 관련 디테일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영파와 영성에 야드 두개 있다. 오늘까지 휴가 기간이라 아직 특별한 지침은 없지만 기본적인 매뉴얼은 안내하고, 추가 상황을 보고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철강에서는 포스코가 큰 영향을 받는다.
포스코는 중국 우한에 자동차강판 가공센터를 운영 중이다.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지난 23일부터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마침 춘절 연휴이기에 내달 2일까지 휴무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휴무가 끝난 직후 공장 가동 여부는 중국 당국의 조치에 따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곳에는 4명의 주재원이 중국인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포스코는 주재원들과 가족들에 대해 귀국 조치를 결정했고, 이들은 전세기 신청을 마친 상태다.
현대제철도 중국에 일부 사업장이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 차원의 방침에 따라 주재원 가족들을 귀국시킬 예정이다. 중국 출장 전후에는 신고 및 의무 검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장별 소독제 비치, 방역활동, 열화상 카메라 설치 등도 시행 중이다.
◇ 아시아나 등 중국 노선 운항중단… 대한항공 교민 위해 전세기 투입
항공은 가장 직접적인 컨택 포인트 중에 하나로, 가장 엄중하게 상황을 인지하고 대처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감염 예방 수칙 및 감염 의심 시 대응절차 공지 및 교육을 실시했다. 고객 응대 서비스 직원의 경우 마스크 착용 및 손세정제로 소독을 하도록 하고 있다. 감염의심 환자는 14일간 근무배제 및 능동감시 체계를 갖췄다. 아울러 회식 및 모임 등을 자제하도록 권고했으며, 사무실 내 손소독제 구매 및 비치를 완료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후베이성 우한시에 주 4회 운항을 했던 곳으로, 지난 24일부터 이달말까지 해당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다른 중국 노선의 경우 감축 및 운휴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운항 스케줄을 조정할 예정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30일과 31일에 걸쳐 우한시에 고립된 교민 600~700여명을 귀국시키기 위해 정부 요청에 따라 전세기를 띄운다. A333 항공기 2대가 2회씩 총 4회에 걸쳐 귀국을 희망하는 교민들을 수송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8일부터 전사적으로 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영업, 관리, 공항, 캐빈, 운항, 정비 등 전 부문의 임원 및 팀장 20명으로 구성된 대책본부는 비상 상황에 대한 일원화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직원 안전을 위해 전 노선 기내에서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캐빈, 공항, 정비 등 현장에 마스크 및 손 세정제 등을 비치해 예방에 힘쓰고 있다. 아시아나는 2월 1일부터는 인천~구이린(주 4회) 및 인천~하이커우(주 2회), 2월 3일부터는 인천~창사(주 4회)에 대해 잠정적으로 운항을 중단할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중국 노선에 대해 운휴(운항중단)를 실시한다. 에어서울은 지난 28일부터 인천~장자제, 인천~린이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이스타항공은 30일부터 청주~장자제, 2월 1일부터 청주~하이커우, 2월 2일부터 제주~상하이, 2월 12일부터 인천~정저우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해운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상선 중국본부는 상하이에, 남중국본부는 선전에 각각 위치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촉각을 곤두세우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 출장을 자제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주재원 가족 복귀 등 추가 조치도 검토 중이다. 다른 해운사들도 선원들에게 관련 주요 사항과 정보 공유하고, 선내에서만 생활하도록 지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