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3년째 마이너스 성장LG생활건강 15년 연속 성장럭셔리 화장품 전략 희비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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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빅2'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받아든 지난해 성적표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7년 역신장을 보인 이후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로 떨어지며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LG생활건강은 15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은 한국 화장품 역사에서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
◇ 고민 깊어지는 아모레·웃음꽃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고 5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2843억원으로 3.4% 늘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이 5조5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278억원으로 전년 보다 11% 감소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성장동력인 해외사업의 경우 매출이 2조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4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화장품 브랜드숍도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5519억원, 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에뛰드의 매출은 1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고 185억원의 손실을 봤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온라인, 멀티브랜드숍 등 국내 성장 채널으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해외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또다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5년 연속 성장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7조 6854억원, 영업이익 1조176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9%, 13.2% 성장했다.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했지만 화장품 사업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화장품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4조7458억원, 897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5%, 14.7% 증가했다.
특히 대표 브랜드 후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후는 2018년 국내 화장품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는 2조583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숨과 오휘의 고가 라인인 숨마와 더퍼스트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더마화장품인 CNP도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속되는 내수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분쟁 등 국내외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매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0% 이상 흔들림 없이 성장하는 탁월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 차세대 성장 먹거리 발굴 '박차'
국내 화장품 시장은 헬스앤뷰티(H&B)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기존 로드숍이 위기를 맞았고, 최대 시장이던 중국 내에서 한국 브랜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새로운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다시 성장 엔진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의 채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향후 3~5년 목표 중장기 전략 수립 중이다. 현재 37% 수준인 해외사업 비중을 2023년까지 50% 정도로 증가시킬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주·인도·호주 등 새로운 시장에도 확산 속도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성장 가속도가 붙은 북미 시장에서는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기존 진출 브랜드가 매장을 확대했고 이니스프리는 캐나다 시장도 진출했다. 또 에뛰드는 베트남, 인도는 물론 러시아 시장에 법인 설립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시아시장에서의 입점 채널을 다양하게 운영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북미시장 또한 기존 주요 브랜드의 매출 확대를 위해 신규 채널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유럽시장에서는 멀티브랜드숍을 적극 활용해, 스킨케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 중이며, 다양한 글로벌 사업파트너들과 적극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북미 시장에서 보폭을 넓힌다. LG생활건강은 미국 법인 엘지 하우스홀드 앤드 헬스케어 아메리카 주식 2만7080주를 약 2025억원에 추가 취득했다. 주식을 취득한 뒤 지분율은 100%가 되며 미국 법인은 뉴에이본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로 전환된다. 기존에는 엘지 하우스 홀드 앤드 헬스케어 아메리카와 에이본이 각각 독립법인 형태였다.
앞서 LG생활건강은 미국 뷰티 기업 뉴에이본 인수를 완료함으로써 향후 매출 확대를 위한 실탄을 마련한 바 있다. 그동안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매출이 북미 시장으로 확대된다는 의미다. 차 부회장은 "도약을 위해선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 측은 "국내와 아시아에서의 탄탄한 사업 기반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며 "에이본의 북미 사업 확장도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