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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자동차를 초월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한다. 사업목적에 기타 이동수단을 추가하며, 전동화·자율주행·비행체를 골자로 하는 정의선식 미래 모빌리티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기존 '각종차량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인 사업목적을 '각종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변경했다.
현대차 측은 "2025전략을 통해 라스트마일, PAV 등 다양한 미래 이동수단과 관련한 신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동수단이 나올 때마다 정관을 개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 하에 '기타 이동수단'을 사업목적에 명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관변경은 지상을 넘어 하늘마저 공략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방향과 궤를 같이 한다. 이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추진하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은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현을 위해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UAM(Urban Air Mobility : 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 : 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전기 추진 기반의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PAV(Personal Air Vehicle : 개인용 비행체)는 지상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 동안 탑승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환경 이동 솔루션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세 가지 솔루션을 토대로 미래도시와 사람들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CES 개막 전날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이동 시간의 혁신적 단축으로 도시간 경계를 허물고, 의미 있는 시간 활용으로 사람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도록 할 것"이라며 "새로운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역동적인 인간 중심의 미래 도시 구현에 기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 2·3단계 및 주차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술을 전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및 2024년 양산 추진이 핵심이다.
현대차는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전동화 차량 등 각종 차량 충전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신설하기도 했다. 최근 CEO 인베스트데이 등을 통해 수차례 밝힌 2025 전동화 운영 계획에 발맞춰 가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하이브리드 13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종, 전기차 23종, 수소전기차 2종 등 총 44종으로 구성된다.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탑재한 전용 전기차 출시에 대비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도 구축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Hi-Charger)’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최초로 설치했다.
800V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의 경우, ‘하이차저’를 이용하면 20분 내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따라서 전기차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가 직접 전력요금을 수취하는 충전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며 "충전 서비스 제공 시 발생할 수 있을 법적 리스크 해소하는 차원에서 차량 충전 사업을 신설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