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접수 마감단지 5곳 중 2곳 전 가구 청약미달 중견·신도시·대단지 이점에도 약 18% 주인 못찾아
  • 분양시장이 연초 액땜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택청약시스템 이관으로 한 달여 간 분양일정이 밀린데 이어 이번엔 코로나19(우한폐렴)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실물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눈에 보이는 뚜렷한 수치가 없어 흥행가늠이 어려운 실정이다.

    오프라인 견본주택 방문객 수는 해당단지 분양성패를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견본주택 앞에 줄지어 선 관람객 수에 따라 해당단지에 대한 수요자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봄은 실물 견본주택 개관소식이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여파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감염확산 위험이 큰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택한 까닭이다. 다만 그동안 통용됐던 분양열기를 예측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건설사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2003년 신동아건설이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숲속마을신동아파밀리에' 일반분양분이 37가구 밖에 되지 않아 견본주택을 짓는 게 비용낭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청약경쟁률은 1순위 평균 26대 1이었다.
     
    문제는 저조한 청약성적이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아파트를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예상보다 낮은 청약결과로 이어졌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1월부터 2월21일 현재까지 모집공고를 낸 전국 신규분양물량은 총 15개 단지로, 이중 해당기간 내 청약모집을 마감한 곳은 5개 단지다. 이중 미달가구 없이 순위 내 분양을 마감한 곳은 대우건설·SK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룬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가 유일하다.

    지역별 신규분양단지를 살펴보면 △울산 '학성동 동남하이빌' △강원 '평창 엘리엇' △경기 '의왕 오전 동아루미체' △경기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경기 '양주옥정 유림노르웨이숲'이다.

    이중 2개 단지는 전 가구 미달됐고, 1개 단지는 일부가구서 청약모집에 실패했다.

    먼저 학성동 '동남하이빌(일위종합건설)'은 65가구 모집에 1·2순위 청약통장 모두 합쳐 고작 20개만 접수됐다. 평창 엘리엇은 이 보다 더 참담했다. 150가구 모집에 1순위 통장을 단 하나도 받지 못하고, 2순위서 딱 3명만이 접수에 참여했다.

    그나마 경기지역은 선방했다. 의왕 오전 동아루미체는 39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통장이 44개 접수돼 평균 경쟁률 1.1대 1, 최고 1.33대 1을 기록했다.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대우건설·SK건설)는 1군 건설사 간판을 등에 업고 순조롭게 청약을 마감했다. 수원 팔달8구역을 재개발한 해당단지는 총 3603가구 중 1795가구를 일반분양 한 결과 최고 106.73대 1, 평균 68.22대 1로 청약접수를 종료했다. 

    양주 옥정 유림노르웨이숲(유림E&C) 경우 중견건설사 짓는 신도시 내 대단지 아파트라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처참한 청약성적을 손에 쥐었다. 당해지역·기타경기·기타지역 청약통장을 모두 합쳐도 순위 내 마감한 곳은 총 1140가구 중 전용 72㎡A타입 30가구가 유일했다.

    총 잔여물량은 213가구로 전용별 미분양수는 △84㎡A 111가구 △75㎡A 84가구 △84㎡ 18가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