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입국규제에 韓 상응조치로 갈등 고조입국 금지국 104곳, 지속 늘어나출장 전면 등… 해외사업 비상등 켜지나
  • ▲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일본 입국제한 여파로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
    ▲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일본 입국제한 여파로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해외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유통업계가 전전긍긍 하고 있다. 100여개 국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다양한 입국 제한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마저 입국규제를 강화하면서 현지 사업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한일 양국 간 비자면제가 중단됐다. 3월말까지 일본에 입국하는 한국인은 2주간 지정시설에서 격리 후 입국이 가능하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리 정부 역시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에 대해 무비자 입국과 기존 비자 효력을 정지시킨다는 상응조치를 발표했다.

    일본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다. 한일갈등의 여파로 많이 줄었음에도 지난해 558만여명이 일본을 찾았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도 327만여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다.

    이에 따라 한일 간 인적 교류 규모와 밀접한 경제관계 등을 고려하면 입국규제가 가져올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장 일본은 한국산 식품의 최대 수출국인 만큼 식품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6월까지 한국산 식품의 일본수출 비중은 22%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내외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해외 수출국 내 한국산 통관·물류 절차 차질 등으로 수출량이 전년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화장품업계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화장품 수출액은 2018년 3억 달러(3632억원)에서 2019년 4억1000만 달러(4972억원)로 32.7% 급증했다. 전체 수출국가 중에서는 중국, 홍콩, 미국에 이어 4위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특히 일본산 원료 의존도도 높다. 2018년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화장품 원료는 1억3489만달러(1633억원)로, 전체 화장품 원료 수입 물량의 23.5%를 달한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일본 원료는 피부 미백 성분인 알부틴과 자외선 차단제에 쓰이는 이산화티타늄 분말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장기 계약이 많아 당장의 영향은 없지만 현지 출장길이 막힐 경우 긴급 수요에는 대처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관계자는 "해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은 영업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면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출장은 물론 프로모션에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입국제한국이 전방위로 확대될 경우 삽업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간 이동 제약이다 보니 물품 수입에는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일본 뿐 아니라 입국 금지 나라가 많아지면서 현지에서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격리 등 입국절차를 강화한 곳은 총 106개 국가·지역으로 전날보다 2개 늘었다. 이 가운데 한국의 10대 수출국은 중국, 미국, 베트남, 홍콩, 일본, 대만, 인도, 싱가포르, 멕시코, 말레이시아로 이들 국가가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0.3%에 달했다.

    정부는 "수출 상위 10개국이 우리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70.3%인 만큼 입국 제한 조치에 따른 영향은 적지 않다"면서도 "활용 가능한 정책수단과 외교력을 총동원해 영향을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