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 전월 대비 3% 상승주요 생산국 생산량 감소 등이 원인국내 식품·외식기업 연초부터 잇따라 가격 인상 … 원가 부담 지속
  •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연합뉴스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연합뉴스
    커피 원두에 이어 밀·옥수수·콩 등 국제곡물가격이 모조리 오름세를 보이며 식품·외식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 미국 무역 분쟁 우려 완화 등이 곡물 가격 상승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내내 원료값 상승으로 인한 먹거리 가격 인상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관측보에 따르면 2월 밀·옥수수·콩 등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3% 상승한 116.7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년과 대비했을 때도 2.1% 올랐다. 

    1분기 선물가격지수는 전 분기 대비 5.1% 상승한 114.6포인트로 전망됐다. 

    가장 큰 오름세를 보인 품목은 옥수수다. 2월 기준 옥수수 선물가격은 톤당 192달러로 전월 대비 2.6%, 전년 대비 15% 상승했다. 

    미국 농무부 세계곡물수급전망에 따르면 2024/25년도 세계 옥수수 기말재고량은 2014/1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아르헨티나 등의 생산량 감소가 주요 배경이다. 

    옥수수 주요 생산국은 미국, 중국, 브라질, EU,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등인데 이 중 미국의 2024/25년도 생산량은 3억7763만톤으로 2023/24년 대비 1203만톤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에 따라 재배면적이 감소한 탓이다.

    아르헨티나와 우크라이나 등도 생육기 건조한 기상의 영향을 받아 옥수수 생산량이 줄었다. 

    2월 밀 선물가격은 톤당 212달러로 전월 대비 5.8%, 전년 대비 0.9% 올랐다. 

    농경연 관계자는 "미국, 러시아 등 북반구 겨울밀 주산지의 추운 기상 형성에 따른 동사 우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시행 유예에 따른 무역 갈등 우려 완화 등으로 밀 가격이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미국, 호주 등 주요 생산국의 2월 밀 수출 가격은 전월보다 각각 4%, 3.8%, 1.7% 오른 상태다. 2024/25년도 기말재고율 역시 전월 및 전년보다 하락한 96만톤에 그쳤다. 

    콩의 2월 선물가격은 톤당 382달러로 전년보다는 5.7% 감소했으나 전월 대비 2.6% 올랐다. 아르헨티나 주산지 강수량 부족으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 세계곡물수급전망에 따르면 2024/25년도 아르헨티나 생산량 전망치는 4900만톤으로 전월 전망치 5200만톤보다 6.1% 감소했다. 
  • ▲ 2월11일 서울 방배동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한 식품업계 관계자들이 송미령 장관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 2월11일 서울 방배동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한 식품업계 관계자들이 송미령 장관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원재료값 인상과 환율 상승 여파로 연초부터 시작된 식품·외식업계 가격 인상은 3월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식품·외식기업은 식재료를 대부분 수입하고 있어, 원재료값과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원가 압박이 커지게 된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이달부터 빵과 케이크 110여 종 가격을 약 5% 올렸다. 지난달에는 SPC그룹 파리바게뜨와 던킨이 각각 6%씩 가격을 올렸고, 삼립도 포켓몬빵과 보름달 등의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롯데웰푸드는 가나마일드, 몽쉘, 월드콘 등 제과·아이스크림 26종 가격을 2월부터 평균 9.5% 올렸다. 

    커피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네스프레소는 원두 가격 상승 영향으로 캡슐 커피 가격을 개당 최대 81원 올렸다. 배스킨라빈스는 4일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400원 인상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인 더벤티 역시 아이스 아메리카노(벤티 사이즈) 가격을 200원 올렸다.

    앞서 스타벅스, 할리스, 폴바셋이 지난 1~2월 가격을 인상했고, 파스쿠찌와 컴포즈커피도 가격을 조정했다. 빙그레, 웅진식품도 아이스크림과 커피, 음료 등 제품을 인상했다. 동서식품, 롯데네슬레 등 인스턴트 커피 브랜드의 경우 지난해 11월과 7월 이미 제품 출고가를 인상했는데, 지속되는 원두값 폭등으로 인해 올해 또 다시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외식기업에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라며 협조를 요청 중이다. 지난달에만 11일, 25일 두 차례 간담회를 열어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다만 정부의 반복되는 요청에도 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