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리서치센터 잇따라 코스피 밴드 하단 하향수정 하루만에 무너진 하단 전망…길잃은 분석돌발 폭락장세 "투자자 가이드 역할 미흡"지적도
  • 바닥을 잃고 추락하는 코스피지수에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저점 예측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지금이 바닥은 아니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발표했던 올해 코스피밴드를 급히 수정하면서 연내 코스피의 저점 전망을 계속해서 낮추고 있지만 이 역시도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에 이어 이날도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장중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9년만의 사이드카 발동이라는 특단의 조치에도 결국 코스피는 장중 급락분을 만회하지 못하고 전일 3.87% 급락한 1834.33으로 장을 종료했다.

    13일에는 개장직후부터 패닉장세가 이어지면서 오전까지 7%대의 폭락세가 연출되면서 1700선 사수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이달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한 코스피는 결국 WHO의 팬데믹,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당분간은 바닥의 끝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만을 맞게 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 리서치센터 역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코스피 급락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앞다퉈 기존 예상밴드를 긴급 수정 제시했지만 지수는 발표 직후 밴드 하단을 뚫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로나19 충격과 관련해 코스피의 올해 예상 등락 범위를 1800∼2200으로 수정 제시했다.

    이는 기존 연간 전망치(1960∼2370)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으로,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신용 위험을 야기하는 수준까지 확산한다면 한국 시장의 ROE가 6%까지 떨어지고 코스피 1700선까지 하락도 가능하다는 전제도 달았다.

    또 코스피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8.0%에서 7.0%로 낮췄다.

    삼성증권의 경우 코스피의 1개월 이내 단기 저점으로 1850을 제시했다.

    지난달 말 발간한 월간리포트에서 제시한 3월 코스피 예상 범위 2000~2150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지만 수정 전망치인 1850 마저도 일찌감치 무너졌다.

    다만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가 2분기 초반에 진정되고 순차적 정책 대응이 맞물릴 경우 성장 둔화가 단기간에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회복 패턴도 V자형에 가까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냈다.

    KB증권 역시 12일 코스피밴드 변경에 나섰지만 하단을 종전 1900에서 1850로 조정했다.

    역시 실제 코스피는 예상보다 낙폭이 컸다.

    KB증권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라는 공급 충격이 발생하면서 1~2개 분기동안의 기술적 경기침체 가능성이 발생했다"고 하단 변경에 대해 설명했다.

    대다수의 대형증권사들은 지난해 하우스뷰 등을 통해 올해 코스피 하단을 1950선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코스피 흐름을 업계에서 가장 정확히 예측했던 대신증권의 경우도 하단을 1900선으로 잡았다.

    모두 연초부터 2분기까지 코스피가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1800선 까지도 위태해질 것으로 예상한 곳은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이라는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를 강타하면서 잇따라 기존 전망치 하향에 나선 것이다.

    갑작스런 변수에 따른 패닉장세는 불가피한 영역이지만 문제는 증권사들의 수정 전망 역시 현재 증시 변동성이 상당히 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가이드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둘러 기준을 제시했지만 증권사별 밴드 편차가 크고, 반등시점에 대해서도 명확히 제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코로나19 글로벌 확진자 증가세 둔화와 글로벌 정책 공조시점에 기대를 걸면서도 당분간 관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어적인 투자전략을 기반으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금리인하 결정과 Fed의 추가 양적완화, 국가별 확장적 통화정책에 기대를 걸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