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헝가리 삼성 TV 생산 중단LG전자, ZKW·폴란드 생산량 조정 나서임직원 '건강-안전' 최우선 결정 내렸지만… 유럽 공략 급제동
  • ▲ 삼성전자 헝가리 TV 공장. ⓒ삼성전자
    ▲ 삼성전자 헝가리 TV 공장. ⓒ삼성전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유럽 생산기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헝가리 야스페니사루시의 TV 생산라인 가운데 완제품 조립 라인의 가동을 지난 23일부터 중단했다. 이곳은 LCD 패널 등 TV 부품을 조립해 완성품을 만드는 공장으로, 오는 28일부터 가동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 법인은 지난해 기준 매출 2조9158억원 규모이며 조립 전 공정에서 넘어온 LCD 패널과 보드 등을 조립해 TV를 완성하는 메인라인이다. 유럽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미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 TV 공장도 23일부터 29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유럽 내 TV 생산법인 두 곳 모두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한 만큼 삼성전자 TV 생산량에도 차질이 생기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지난해 인수한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전문기업 ZKW가 코로나 여파로 생산량 감축에 들어간 것.

    올리버 슈베르트 ZKW CEO는 "비젤버그, 하그, 디타크에 위치한 사업장의 생산량을 대폭 감축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생산량은 지속 감소할 것이며 추후 공장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측은 "ZKW는 주요 공급사의 차량 생산계획에 따라 부품 생산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으며 ZKW 본사가 위치한 오스트리아의 코로나19 확산을 감안해 이주부터 현지 공장의 생산량을 추가 조정했다"도 설명했다.

    LG전자 유럽 공략 핵심 기지 중 한 곳인 폴란드 므와바 TV 공장 역시 생산라인 운영을 축소해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유럽 지역의 매장 운영이 축소되고 있어 선제적 관점에서 내린 결정이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의 유럽 전초기지에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이들의 유럽 공략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의 유럽 지역 TV 매출은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지난해 유럽 TV 매출은 3조7718억원으로 전체 TV 매출의 23.4%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현지 공장들의 생산량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코로나가 언제 사그라들지 예측하기 어려워 공장 셧다운이 향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