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서도 코로나19 사태 여전오프라인 매장서 배달로 옮겨간 대부분 매출배달서비스 강화, 신규 배달 진입 업체 늘어날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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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4월에 들어서도 여전히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외식매장을 운영하는 업주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텅 빈 오프라인 매장에 당장 생계가 막막해지자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지난달 31일 점심시간 찾은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근처 식당가. 원래라면 근처 직장인들, 학생들로 붐비는 곳이지만 12시30분이 지나자 거리는 고요했다. 12시께 몇몇 테이블을 받은 식당들도 30분이 지나자 텅텅 비었다.이날 거리에서 만난 수험생 이모씨(21)는 "여기 원래는 저렴한 밥집이 많아서 근처 학원생들이나 직장인들이 1시 넘게까지 붐비는 곳"이라며 "사실 저도 안 나오고 시켜먹을까 하다가 혼자 시켜먹기에는 최소배달금액이 부담스러워서 얼른 먹고 들어가려고 나왔다"고 말했다.앞서 지난달 28일 주말 저녁 찾은 경기도 부천시 식당가. 토요일 저녁이면 외식을 나오는 사람들로 붐비던 곳이지만 길거리에는 인파 하나 찾아보기 힘들었다.이곳에서 10년째 삼겹살집을 운영 중인 유모씨(55)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업 상황이 어떻냐는 질문에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 씨는 "내가 여기서 10년 넘게 이 집 운영하고 그 전에도 15년 가까이 근처 식당에서 주방을 봤는데, 요즘이 손님 없는 걸로는 최고"라며 "맞은편 가게가 배달을 시작했는데, 매출이 그래도 괜찮다고 해서 우리도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는 주말 점심에 가족들로 만석을 이루던 곳이지만 지난 주말 이곳은 한산한 매장을 유지했다. 다만 포장, 배달 고객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
실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식브랜드들의 배달 매출은 크게 늘었다. 배달 어플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국내에서 본격화된 지난 2월 1~23일 주문 수는 전월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CJ푸드빌 뚜레쥬르는 3월 배달 서비스 매출은 전월보다 48% 증가했으며, 1월 대비 8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설빙은 올해 2월 배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대비 배달 주문 건수도 94% 늘었다.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2018년 4월과 비교하면 470%의 성장을 보인 셈이다.이에 따라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신규 배달 서비스 채널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배달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은 배달 서비스를 강화했고, 이탈리안 캐주얼 레스토랑 라그릴리아는 배달 전용 메뉴 ‘홈다이닝’ 신제품을 출시했다.이처럼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거나 매출 규모가 미미했던 업체들도 배달 메뉴 개발, 서비스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신규 배달 진입 외식매장들이 당분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실제 심부름 앱 ‘김집사’를 운영하는 달리자에 따르면 지난 1~2월 심부름 주문 건수는 지난해 11~12월 대비 약 25% 증가했다. 이는 배달이 되지 않는 오프라인 매장 등의 배달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오프라인 매장 중심이었던 봉구비어는 "현재 코로나 19 위기 속에서도 배달 매출 증가로 홀 매출 하락분을 방어하는 케이스도 일부 가맹점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업계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배달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한정적인 배달 가능 업체들에 질린 소비자들이 새로운 서비스와 메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관련업계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확실히 늘었고, 배달 매출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배달 음식들에 질린 사람들이 새로운 매장에서의 배달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신규 배달 진입 업체들이 늘어나고 기존 업체들은 새로운 메뉴 개발 등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