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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독립 전시장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내부에서도 장기간 검토해 오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과 판매노조 반발 등으로 쉽게 풀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30일 온라인으로 출시행사를 갖고 제네시스 G80의 완전변경모델인 더 올 뉴 G80를 공개했다. 앞서 1월에는 GV80도 새로 선보인 바 있어 제네시스 신차는 올해만 2종으로 늘어났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V80 동생 격인 GV70도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올해 3종의 신차를 선보임과 동시에 라인업은 G70, G80, G90, GV70, GV80 등 총 5개 차종으로 확대된다.
제네시스 라인업이 강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이제 제네시스 독립 전시장 마련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제네시스 라인업은 전국 현대차 전시장에 현대차 모델들과 함께 전시돼 있다. 그런 까닭에 한 곳에서 전 라인업을 살펴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갓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차만 일부 전시돼 있는게 현실이다.
국내에서 제네시스 전 라인업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장은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에 위치한 제네시스 강남이 유일하다. 이 외에도 규모가 비교적 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서울 등에도 제네시스 일부 차종이 전시돼 있지만 전 라인업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현대차를 넘어 고급 브랜드로 진화하기 위해서 독립 전시장 마련은 필수적이다. 현대차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판매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다. 현재 현대차 영업직들은 제네시스와 현대차 모델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당연히 차량가격이 비싼 제네시스를 팔면 커미션이 더 많이 남는다.
독립 전시장 마련으로 판매망이 분리되면 1차적으로 타격을 받는 이들이 바로 영업직원들이다. 따라서 판매노조는 제네시스 판매망 분리에 대해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제네시스 독립 전시장 마련이 구체화되면 이들을 어찌 설득하느냐가 현대차가 해결해야 할 최대 숙제다.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 또한 걸림돌이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만든 브랜드다. 전시장 또한 일반 현대차 전시장과 같게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결국 많은 재원을 들여 전시장을 구축해야 하는데 투자 대비 효율성을 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또한 수석부회장에 오른 이후 제네시스 독립 전시장을 검토하란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그 이후 명확하게 담당자도 정해지지 않았고 후속조치도 없어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전시장은 상당한 규모로 만들어야 하는데 투자 대비 효율성이 아직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임대료는 비싼데 팔 수 있는 차종은 제한되니 비용분석에서 잘린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