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반포주공1단지' 감정가 80%에도 응찰자 없어지난달 경매 나온 서울 아파트 14건 중 13건 유찰코로나19 사태 장기화되면서 매수심리 위축
  • ▲ 한 경매 응찰자가 입찰표를 작성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DB
    ▲ 한 경매 응찰자가 입찰표를 작성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DB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자 경매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고가낙찰되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도 줄줄이 유찰되고 있는 것이다. 

    2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40㎡(이하 전용면적)는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 아파트는 이미 한차례 유찰돼 감정가 41억9000만원보다 20% 저렴한 33억5200만원에 나왔으나 또다시 주인을 찾지 못했다.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인데다 2회 유찰된 것은 최근 경매시장에선 드문 일이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이 아파트 권리관계가 그리 까다롭지 않았는데 두번째 경매에서 유찰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대출규제와 보유세 부담 등으로 인해 고가 아파트 매매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한 장재구 전 한국일보 사장 소유의 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던 서초구 서래마을 '프레스턴' 243㎡도 감정가(25억4000만원)의 80%인 20억3200만원에 경매가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같은 아파트 시세가 23억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강북의 고가 아파트도 유찰 수모를 겪었다. 강북 부촌으로 꼽히는 평창동의 '엘리시아' 236㎡은 이미 두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감정가(19억원)의 64%인 12억1600만원이었지만 입찰자가 없었다.

    이처럼 지난달 경매에 부쳐진 서울 아파트 10건 중 9건이 유찰됐다. ▲용산구 이촌동의 월드메르디앙 128㎡(감정가 16억4000만원) ▲동작구 대방동 대림아파트 66㎡(7억6000만원) ▲서대문구 홍제동 에이원 58㎡(3억9800만원) ▲서대문구 홍은동 극동아파트 84㎡(3억7000만원) 등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고가 아파트의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자금마련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라는 초유의 재난으로 경매법원 대부분이 쉬었고 정상적인 경매 진행을 할 수 없었다"며 "매매시장이 워낙 빨리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경매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