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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을 앞두고 여당내에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 카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보유세 강화를 통해 집값 안정을 꾀하려는 정부 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것인데다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어서 시장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종부세와 관련해 정부 정책에 변화가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 지도부에서 협의했다. 그렇게 조정이 됐다"고 답했다.
지난 2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1가구 1주택 실수요자가 다른 소득은 없는데 종부세를 중과하는 것은 큰 고통을 준다"며 "실수요자의 현실을 감안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전직 국무총리이자 민주당 총선을 이끌고 있는 이 위원장이 '종부세 완화'를 공론화하면서 향후 당의 부동산정책 관련 입장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 강남, 경기 성남시 분당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에 출마한 여당 후보들 역시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종부세 완화 가능성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2·16부동산대책'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총선이 끝나더라도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등과의 조율 과정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 정부는 부동산 시세 차익을 불로소득으로 규정하고 고가주택 및 다주택자 압박용 규제를 계속해 왔다. 종부세·양도세 강화, 대출규제, 공시가격 인상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심에는 이낙연 전 총리가 있었다.
이 때문에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부동산정책이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이익에 따라 오락가락하고 있어서 시장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종부세는 통상 9억원 이상 고가주택 보유자 등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부과 기준인 9억 원 초과 공동주택은 전국 30만9361가구로, 전체(1383만가구)의 2.2%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종부세 카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당정청 협의가 쉽지 않은 만큼 실현 가능성이 적은 전형적인 표를 위한 공약"이라며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도와 일관성을 떨어뜨려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