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아산병원 등 공동연구팀, 폐이식 환자 치료 성공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확립 등 '70% 국산화'
  • ▲ 국내 연구진들이 개발한 '에크모' 시제품. ⓒ분당서울대병원
    ▲ 국내 연구진들이 개발한 '에크모' 시제품. ⓒ분당서울대병원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활용되고 있는 에크모(ECMO)는 국내 약 350여대가 있지만 장비 및 모든 재료가 수입에 의존해 환자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들이 에크모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에크모는 체외막산소공급장치(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로 몸 밖에서 인공 폐와 혈액펌프를 통해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 후 그 혈액을 다시 환자의 체내에 넣어주는 기기를 말한다.

    8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강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에크모 시제품 임상시험을 개시했고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이 필요한 환자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약 3주간의 교량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1월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팀의 집도로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원심성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확립, 심폐순환보조장치의 구동과 제어, 모니터링을 위한 전자제어장치의 제작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기술적 성과도 달성했다. 장비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심폐부전 동물모델의 개발과 같은 전임상연구 분야에서의 발전도 중요한 성과로 발표됐다. 

    전체 에크모 시스템을 구성하는 혈액펌프, 산화기, 혈액회로, 구동 및 제어장치 중 일부를 제외한 국내 개발품으로 구성해 약 70% 정도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향후 후속연구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의 국산화율 95% 정도가 달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구팀은 에크모 시스템의 제조생산 및 판매에 관심 있는 국내기업을 통해 개선된 양산용 제품을 개발하고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거친 후 본격적인 의료기기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중환자 치료의 필수장비인 에크모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도 복합고부가가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성공여부를 떠나서 좀 더 도적적인 프로젝트에 정부 지원금 등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영재 분당서울대병원 조영재 교수 역시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및 앞으로 다가올 보건의료위기상황에서도 에크모 국산화는 그 가치를 더욱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