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증상 없어도 문진표 상 ‘입원 경험=감염 위협’ 과도한 대응 항암치료 중인 요양병원 입원환자에 직격탄, 치료치기 놓치는 일 ‘허사’빅5 포함 대다수 상급종합병원 적용 중… 병원방문 어려운 중증질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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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요양병원, 요양원, 한방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를 차별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코로나19 원내감염 확산방지를 위한 방법이라고 하지만 의심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검사를 필수도 받아야 하고 고가의 비용이 요구되는 1인실 입원비 등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더 큰 문제는 빅5병원의 경우는 지역주민이 아닌 전국구 중증환자가 진료를 받으러 오는 곳이기 때문에 지역 환자의 경우는 장기간 대기로 인한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최근 본지를 통해 들어온 제보에 따르면 빅5병원 중 하나인 A병원에 방문한 B씨는 항암치료를 거부당했다.지난달 A병원을 방문한 그는 문진표 작성과정에서 <요양병원, 요양원, 한방병원 재원> 항목에 체크를 했는데 여기서 발목이 잡힌 것이다.코로나19 증상 이나 확진자 접촉 등 의심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사실대로 기재했으나 항암치료는 불가능했다. 문진표에는 ‘허위 작성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경고문도 있었다.B씨는 “요양병원 재원 중이라고 체크하자 대뜸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격리병실에서 대기한 뒤 음성 판정이 나와야 입원할 수 있다고 병원 측에서 말했다. 10만원 후반대의 검사비도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그는 검사비용도 문제지만 검사 대기 소요시간이 부담스러워 발길을 돌렸다.C씨 역시 A병원에 항암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대장암환자인 C씨는 항암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B씨와 마찬가지로 문진표 작성과정에서 <요양병원, 요양원, 한방병원 재원> 항목에 체크를 했다.그러자 병원 측이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는 검사결과가 음성이라도 1인실에 입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C씨는 “전에는 다인실에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왜 1인실에 입원하라고 하느지 물었지만 병원 방침이라는 답변만 들었다. 하루에 50만원이나 하는 1인실에 입원할 여력이 되지 않아 돌아왔다”고 밝혔다.이처럼 대형병원은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를 배제하는 풍토가 조성됐다는 점이 확인됐다.이와 관련 A병원 관계자는 “원내 감염을 방어하기 위한 병원 방침이다. 요양병원 등은 감염취약지대로 알려졌기 때문에 최대한 방역체계를 형성하려고 하는 조치다. 오해는 하지 말아달라”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안정적인 상태에 진료는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정 층에 감염 취약지역 환자를 보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진료거부 등 일은 있을수 없다”고 답변했다.◆ 대다수 상급종병의 문제, 암환자 심리적 불안감 증폭현재 A병원을 포함한 빅5병원과 상당수 상급종합병원들이 문진표에 요양병원 입원이라고 체크하면 코로나19 진단검사, 격리 등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는 상급종합병원들이 과도한 감염관리 체계를 유지하면서 환자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종의 진료 과정서 발생한 부당한 차별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장은 “말기 암환자들은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 등에서 촌각을 다투고 있다. 그런데도 상급병원들은 요양병원 암환자들을 향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항암치료 일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보건당국은 암환자들을 차별하고 코로나19 검사 및 1인실 입원 강요 행위를 하고 있는 대학병원, 종합병원들을 전수조사해 엄벌할 것을 요구한다. 암환자의 심리적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다.이를 두고 대한한의사협회도 대형병원의 횡포로 규정하고 반발에 나섰다.한의협 측은 “유독 요양병원이나 한방병원 등 입원환자 진료에만 차별을 둔다는 것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행태”라고 언급했다.특히 “단지 병원에 입원했었다는 이유만으로 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것은 사실상의 진료거부이며,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