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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레딧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가 최대 140bp 수준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은 정부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집행으로 리스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시장이 관망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섣부른 낙관론을 배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종현 한화자산운용 크레딧파트장은 16일 '코로나19 유의산업 분석 및 채안펀드 전망' 간담회에서 이같은 예상을 내놨다.
박종현 크레딧 파트장에 따르면 과거 리먼사태 시 AA- 회사채 스프레드가 최대 460bp 수준까지 확대된 바 있다. 단 당시는 국고 3년 금리도 5~6%로 1%대 초반인 현재와 직접 비교하기는 스케일 차이가 매우 큰 상황이다. 현재의 금리 수준에 맞게 보정해 현 국고 3년 금리 1.2%에 적용하면 회사채 금리는 최대 2.6% 수준에 해당한다.
박 파트장은 "코로나19 상황을 리먼 브라더스 사태급으로 시장이 받아들인다면 스프레드 상단은 140bp(1bp=0.01%포인트)로, 현 스프레드가 50bp라는 것을 감안할 때 최대 90bp까지 추가 확대 여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파트장은 "현재 스프레드는 채권안정펀드가 조기에 들어오다보니 가격 리스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이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다 채안펀드가 이를 완벽히 해결해줄 수 있지도 않기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은 업종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 파트장은 "기관 입장에서 크레딧채권 투자 시 음식료·택배·내부IT전산 관련 업종 등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적은 안정적인 업종에 대한 투자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반면 신용 하락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으로 항공·호텔, 유통, 정유·화학, 자동차, 의류를 꼽았다.
정유의 경우 유가급락으로 1분기 대규모 재고평가 손실이 불가피하고 코로나 잔존 시 낮은 정제마진 지속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증권업종에서 ELS발 이슈는 완화됐지만 우발 채무 현실화 부담 점증과 해외 코로나 취약자산 투자 등은 여전한 부담이 있고, 카드·캐피탈사의 경우 영업위축 외에도 유동성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박 파트장은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에서 시작해 국내 항공·호텔·소매유통 등 서비스업의 실적 저하 등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고, 또 자동차·부품·정유·석유화학 등 수출 제조업의 실적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등 글로벌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는 자본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어져 금융시장 혼란으로 파급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