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 ‘12·3 사태’ 이후 거래량 급증…주가 급등세비트코인·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 재료 소멸 후 내리막길증권가 “단기간 급락 우려…테마주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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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과 ‘12·3 비상계엄사태’로 국내 증시를 이끌 주도주가 부재하자 테마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유형의 테마주더라도 단기 재료가 소멸하면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성급한 추격매수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사태가 발발한 이후 4일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5개가 정치 테마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악재로 증시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히자 뉴스 플로우에 따라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는 모습이다.종목별로 살펴보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테마주로 분류되는 써니전자가 거래량 4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주로 여겨지는 형지엘리트는 6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김동연 경기도지사 테마주인 SG글로벌은 7위, 이재명 대표 테마주 일성건설과 오리엔트정공은 각각 8, 10위로 집계됐다.정치 테마주들은 개별 정치인과의 연관성이 거의 없는 편이다. 써니전자는 전 대표가 안랩에서 근무했었다는 이유로 안 의원 테마주로 엮였으며 형지엘리트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시행했던 무상 교복 정책으로 인해 관련주로 분류됐다.그럼에도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주가는 급등세를 맞았다. 같은 기간 등락률 상위 10개 종목 모두 정치 테마주였다. 이 대표의 테마주인 오리엔트정공은 417.24%나 급등했으며 ▲오리엔트바이오(154.43%) ▲이스타코(140.09%) ▲동신건설(134.69%) ▲코나아이(121.84%) ▲일성건설(112.32%) ▲에이텍(102.56%) 등이 세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이 가운데, 정치 테마주들의 주가가 급등한 사이 대주주가 차익실현을 위해 주식을 팔아치운 사례도 발생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이 대표의 기본주택 정책의 수혜주로 꼽히는 이스타코의 김승제 회장은 지난 9일 10만주, 10일 7만주, 13일 3만주 등 총 20만주를 장내에서 처분해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또 다른 이 대표의 테마주인 프리엠스의 경우 대주주 특수관계인인 정복희씨와 신명숙씨가 10~11일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각각 10억원대 차익을 실현했다.전문가들은 테마주 특성상 재료가 소멸하면 급락세를 나타낼 수 있어 추격매수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들은 기업 펀더멘탈 기반이 아닌 단기 이슈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재료가 소멸할 경우 대부분 하락한다”며 “뉴스 플로우에 따라 추격매수 하기보다 실적, 수급 등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실제 가상자산·우크라이나 재건 등 타 테마주들이 특정 이슈로 급등한 이후 급락세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여당의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안에 동의했다는 소식에 8.66% 상승했던 우리기술투자는 13.10% 하락했고 비트코인 가격이 최초로 10만달러를 돌파한 5일 19%대 급등한 티사이언티픽의 주가도 10.07% 내렸다.또한 지난 8일(현지 시각) 트럼프 당선인이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휴전을 원한다”고 말하자 러-우 전쟁 휴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일제히 상승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 범양건영, 삼부토건, 금호건설, 디와이디 등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 해소·완화 전까지 증시의 추세적 정상화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에서는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공산이 큰 만큼 테마주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iM증권 리서치센터는 “정치 테마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테마주는 실적과 무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