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취업자 19.5만명 감소…금융위기 이후 최대폭도소매·숙박음식점업, 임시근로자 등 취약계층 직격탄60세 이상만 증가…2개월 연속 증가하던 제조업도 반락
  • ▲ 실업급여.ⓒ연합뉴스
    ▲ 실업급여.ⓒ연합뉴스

    지난달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산 여파로 직장은 있지만, 일하지 않은 근로자가 126만명(363.4%)이나 폭증했다. 실업자는 118만명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는 1만7000명 줄었지만, 앞선 달보다는 2만7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취업자 수는 줄고, 실업자와 일시 휴직자는 278만명을 기록했다.

    17일 통계청이 내놓은 올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직장은 있지만, 일하지 않은 '일시 휴직자'는 16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198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26만명(363.4%)이나 폭증했다. 올 1월 2만9000명(5.0%) 줄었지만, 2월 14만2000명(29.8%) 급증한 이후 두 달 연속 가파른 증가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여파로 노인 일자리사업 등의 연기 또는 무급 휴직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3월 실업자는 118만명(남자 66만2000명·여자 5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만7000명(-1.4%) 감소했다. 앞선 2월보다는 2만7000명(2.3%)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자가 4만8000명(-6.7%) 줄어든 반면 여자는 3만1000명(6.3%) 증가했다.

    실업률은 4.2%로 1년 전과 비교해 0.1%P 내렸다. 청년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6.6%로 1.5%P 올랐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60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만5000명(-0.7%) 줄었다. 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24만명)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다.

    고용률은 59.5%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P)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은 65.4%로 지난해보다 0.8%P 내렸다.

    성별로는 남자 1528만2000명, 여자 1132만7000명으로, 각각 1년 전보다 8만1000명(-0.5%), 11만5000명(-1.0%) 감소했다.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13만4000명·10.6%)과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8만2000명·3.7%), 운수·창고업(7만1000명·5.0%) 등에서 늘었다. 반면 도·소매업(16만8000명·-4.6%)과 숙박·음식점업(10만9000명·-4.9%), 교육서비스업(10만명·-5.4%) 등에선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출·외식 등 바깥활동을 삼갔던 게 원인으로 꼽힌다. 운수·창고업은 택배가 늘면서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은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2018년 4월 이후 줄곧 감소세를 이어가다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올 1·2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던 제조업은 2만3000명(-0.5%) 줄어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나이별로는 60세 이상에서 33만6000명(0.8%P) 증가했을 뿐 나머지 나이대에선 모두 감소했다. 20대 17만6000명(-3.0%P), 40대 12만명(-0.7%P), 30대 10만8000명(-0.1%P), 50대 7만5000명(-1.2%P)이 줄었다.

    직업별로는 농림어업숙련종사자가 14만4000명(11.9%) 증가한 반면 관리자와 판매종사자가 각각 4만1000명(-9.6%), 16만3000명(-5.3%) 감소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45만9000명(3.3%) 늘었지만, 임시근로자는 42만명(-8.9%), 일용근로자는 17만3000명(-12.5%) 각각 줄었다.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충격이 더 컸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92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1만6000명(3.1%) 증가했다. 남자는 605만5000명으로 29만5000명(5.1%), 여자는 1086만9000명으로 22만1000명(2.1%) 각각 늘었다.

    '쉬었음' 인구가 36만6000명(18.3%), 가사(7만6000명) 늘고, 재학·수강(1만3000명) 줄었다. 구직단념자는 58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4000명 증가했다.

  • ▲ 취업자 및 고용률 추이.ⓒ통계청
    ▲ 취업자 및 고용률 추이.ⓒ통계청

    지난달 일자리 증가도 역시 60세 이상이 도맡았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33만6000명으로 나이대별로 봤을 때 유일하게 증가했다.

    65세 이상 취업자는 19만8000명 늘어 가장 큰 일자리 증가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가 혈세를 투입해 만든 재정일자리사업 확대가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는 12만명 줄었다.

    단시간 근로자는 증가세가 여전했지만, 특히 아르바이트 등 초단시간 근로자는 1년 전보다 10% 이상 줄어 눈길을 끌었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1995만3000명으로, 159만2000명(-7.4%) 줄었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04만9000명으로, 13만6000명(2.8%)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과 불경기 등으로 말미암아 증가세를 보였던 주당 1~17시간 단시간 근로자도 코로나19 여파로 19만6000명(-10.9%) 줄어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골목상권은 침체가 이어졌다.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는 19만5000명(-12.2%) 줄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각각 12만4000명(3.1%)과 8000명(0.8%) 늘었다.

    한편 정부는 다음 주 고용안정 패키지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고용유지대책, 실업 대책, 긴급일자리·일자리 창출 대책, 사각지대 근로자 생활안정대책 등이 담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