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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선거 공약이었던 전월세상한제 등 부동산 관련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최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의 상승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정치권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세입자의 주거안정이 주 목적인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신고제 등 이른바 임차인 보호법 '3종 세트'를 부동산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표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전월세 거래를 주택매매처럼 일정기간내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전월세신고제 도입 법안을 발의했다. 현재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이번 20대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불발되면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전월세신고제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시행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본다. 정확한 전월세 통계가 있어야 정책의 실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월세상한제는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경우 전월세 가격을 일정 폭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며, 계약갱신청구권은 2년 임대차 계약이 끝난 세입자가 원할 경우 1회에 한해 2년간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두 제도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정부와 여당이 도입을 적극 검토해 왔다.
이에 따라 법무부 관할의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안 역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등 총 12개의 법안이 올라와 있다. 정치권에서는 전셋값과 여론 추이 등에 따라 여당에서 도입 시기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전셋값도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해 9월 2주부터 32주 연속,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해 7월 1주부터 42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로 지난 3월 들어 상승폭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에 따른 대출규제, 보유세 인상 등으로 관망세가 커지면서 매매 대신 전세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도 도입에 좀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두 제도는 청년 등 임차인의 주거안정이라는 공익 측면에서 의미가 큰 제도임은 맞지만 재산권 침해 등 반론도 적지 않다"며 "시행에 앞서 임대인이 전셋값을 미리 올려놓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두 제도를 도입한다면 사전에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책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