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 5천억 셈법 달라 협상 난항'공개경쟁' 입찰 선회… KT, LGU+ 등 경쟁 유도SKT '관망' 모드 돌입… 몸값 낮추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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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케이블TV 업체 현대HCN을 놓고 '몸값 줄다리기' 심리전이 한창이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사인 현대HCN 매각 방식을 공개경쟁 입찰로 선회한 것을 놓고, 사실상 SK텔레콤을 자극 시키기 위한 결정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HCN의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SK텔레콤이 점쳐지고 있다.

    자금력 수준이나 티브로드 합병 뒤에도 유료방송 시장 3위에 랭크, SK텔레콤이 이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현재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1.31%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 24.03% ▲딜라이브 6.1% ▲CMB 4.7% ▲현대HCN 4.1% 순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현대HCN 분할 및 매각추진 의미'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최 애널은 "현대HCN이 물적분할을 통해 현금성자산을 존속법인(현대퓨처넷)에 귀속시켰고, 매각대상인 신설법인(현대HCN)을 비상장법인화 시켰다"며 "이에 따라 티브로드와 SK브로드밴드 합병을 통해 태광이 티브로드 매각을 위한 1차 작업에 나선 것처럼, 티브로드 & SK브로드밴드 합병법인과 현대HCN을 합병 시키는 형태로 현대백화점그룹은 HCN을 매각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매각 대상은 SK텔레콤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SK텔레콤이 현대HCN 인수에 나섰으며, 인수가가 5000억원 안팎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이 매각 방향을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결정하며, 양사가 인수가 책정 협상서 난항을 겪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를 인수전에 끌어들여 몸값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매각 주관사로 'CS(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했으며,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M&A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 중이다.

    통상 재계에서 M&A시 피인수기업이 인수 기업을 1~2 군데로 추린 후 매각작업을 진행하기 마련인데, 공개경쟁 입찰 결정 자체가 SK텔레콤과의 밀고당기기를 본격화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HCN 관계자는 "그룹에서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잠재적 원매자들과 다방면으로 컨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원매자에 대한 윤곽은 안 나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SK텔레콤도 한발 물러서 '관망'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여파와 티브로드 합병 완료를 앞두고 추가적인 M&A에 시쿤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나, 사실상 매물 몸값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매각 조건 등이 주주가치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매각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케이블TV 가입자 감소세 속 현재 시점이 매각 적기임을 고려해 볼때 매각 철회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HCN은 지난달 30일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떼어내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HCN(신설법인)'으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현대퓨처넷이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현대퓨처넷은 상장법인으로 남고, 기존 사명을 사용하게 된 신설 자회사 현대HCN은 비상장법인이 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11월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