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5 총선 이후 서울 강남권과 경기 과천 등 인기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커지고 있다. 정부 규제 완화를 기대했던 다주택자들이 여당이 압승하자 규제가 더 강해질 것을 우려해 급매물로 내놓고 있어서다. 집값 하락에 대한 부담으로 관망세가 커져 거래량이 크게 줄어 들며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3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5% 떨어졌다. 지난달 마지막주 0.02% 하락 전환한 후 4주 연속 하락세다.
감정원 관계자는 "총선 결과에 따라 부동산 안정화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재건축 및 고가단지 위주로 하락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강남3구의 가격 하락세가 크다. 강남(-0.25%)·서초(-0.24%)·송파구(-0.16%) 등 모두 서울 평균 하락폭보다 3~4배 가량 높게 떨어지고 있다.
학군 수요로 인해 그나마 보합세를 유지하던 양천구(-0.05%)마저 총선 이후 하락 전환한 것이 눈에 띈다. 재건축 기대감을 보였던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위주로 정부 규제가 강화될 것을 우려해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 초만 하더라도 15억4000만원에 거래되던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는 최근 14억원 초반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14억~15억원에 실거래되었던 3·5·6단지 전용 64~65㎡ 매물도 현재는 12억5000만∼13억5000만원 사이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최고가 대비 1억~2억원 이상 빠진 셈이다.
대출이 막혀 있는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더 크다.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보다 4억여원 떨어진 18억8000만원에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도 19억6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는데 이는 지난해 말 24억3400만원과 비교하면 4억5000만원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총선 결과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재건축 규제,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심리가 어느 정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러한 예측이 크게 빗나가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상승폭과 동일한 0.02% 올랐다. 서울(0.02%)을 비롯한 수도권(0.03%), 지방(0.01%) 모두 지난주 상승폭과 같았다.
시도별로는 세종(0.17%), 인천(0.10%), 울산(0.07%), 대전(0.06%), 전남(0.04%) 등의 상승폭이 컸으며 제주(-0.04%), 광주(-0.01%), 대구(-0.01%), 부산(-0.01%) 등의 전세가격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