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체제 돌입생산량 조절 시 9개 고로에서 쇳물 줄이는 방안 유력3분기 이후 수요 회복 기대… 장기화 대비전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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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코로나19(우한폐렴)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면서 극한의 원가절감을 추진한다. 수요 급감에 대비해서는 탄력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생산량을 불가피하게 조절해야 할 경우, 9개 고로 전체에서 쇳물을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각에선 포항1고로 폐쇄에 대한 얘기도 나왔지만, 고로 상태가 좋아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포스코에 따르면 회사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여기에는 유동성 관리, 원가절감, 유연 생산체제 구축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지난 24일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같은 내용을 일부 소개하기도 했다.

    전중선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바 극한적인 원가절감을 추진하겠다"며 "투자비, 운전자금 등 현금 흐름을 철저히 관리하고, 수요 변화에 유연하는 대응하는 생산체체를 구축하는 등 비상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생산량 조절이다. 우선 포스코는 현재까지도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잇따른 셧다운 등으로 생산량 조절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컨콜에서 유연 생산체제를 언급한 것도 이런 추세와 일치한다.  

    포스코는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포항1고로 가동을 중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해당 고로를 폐쇄할 경우 연간 130만톤의 쇳물 감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론지었다. 아직 쇳물 상태가 좋아 닫기에는 아깝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포스코는 지난 2017년에도 포항1고로 폐쇄를 검토했으나 최종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 또한 이번과 비슷하다. 40년 이상 가동했음에도 쇳물 원가가 다른 고로 못지 않게 좋았던 것.

    포항1고로는 우리나라 최장수 용광로로 철강 역사의 뿌리이자 한국 경제 성장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1973년 6월 처음 가동됐으며 47년간 연간 130만톤의 쇳물을 생산했다.

    따라서 포스코가 감산에 나선다면 9개 고로 전체에서 쇳물을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고로 하나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상경영 계획에 포함된 유동성 강화 방안 또한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는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재무전략을 손익 중심에서 캐시플로우(cash flow) 중심으로 바꿨다.

    실적발표 컨콜에서 김광무 포스코 철강기획실장(전무)은 "과거 같으면 시황 호조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해 대응하는 전략이었으나 현재는 캐시 플로우를 가장 중요시 하고 있다"며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경영방침으로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 계획된 투자전략에도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포스코는 2023년까지 약 45조원을 투자해 철강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사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불확실성 확대로 실제 집행이 그대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포스코는 전사적인 원가절감도 함께 추진해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수요가 회복되려면 최소 3분기 중반은 넘겨야 할 것"이라며 "포스코 비상경영 체제가 길게는 올해 내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