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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확정되면서 보유세 부담에 따른 급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집값은 하락폭을 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28일 '2020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확정 발표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 공시가격 상승률은 5.98%로 지난 3월 공개한 예정안보다 0.01%포인트(p) 하향 조정됐다.
다만 고가아파트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커 강남 재건축을 비롯해 매매시장에는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의 세금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3.3㎡당 1억원을 찍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은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1652만원을 보유세로 내야 한다. 아파트 공시가가 1년새 19억400만원에서 25억740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공시가격이 21억1800만원으로 작년 대비 40% 넘게 상승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도 보유세가 지난해 695만3000원에서 올해는 1018만원으로 46% 오른다.
게다가 6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실물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까지 늘어 초고가 아파트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6월1일 과세 기준점을 앞두고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은 과거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다주택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크지 않을 것 같은 지역에 가치가 낮은 매물을 처분하겠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다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무조건적인 매물 처분 움직임보다는 당분간은 시장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직방이 지난달 19∼31일 사용자 147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공동주택(아파트·연립·빌라)을 보유한 응답자 823명 가운데 286명(34.8%)이 올해 공시가격 발표로 보유세 부담을 느껴 매도를 고려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매도도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내년 이후'라고 답한 응답자가 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2분기(28.7%), 3분기(13.3%), 4분기(9.1%)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2분기에 매도를 고려하는 응답자의 경우 다주택자라면 6월 30일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주택에 대해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 적용이 배제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므로 해당 시점에 매도를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는 강남권을 비롯해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지역은 집값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쳐 금융위기를 우려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박원갑 위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보유세 인상, 대출 규제 강화, 자금출처 조사 등 여러 악재가 많다"며 "한동안 부동산 가격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