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기일 '29일 → 양측 협의 일'로 변경은행들 1700억 신디케이트론 동참'시큰둥'해외결합심사·노사갈등도 발목
  • ▲ 제주항공은 지난 28일 이스타 인수 기일을 연기했다. 당초 양 측은 29일까지 모든 거래를 마무리하기로 계획했었다. ⓒ 제주항공
    ▲ 제주항공은 지난 28일 이스타 인수 기일을 연기했다. 당초 양 측은 29일까지 모든 거래를 마무리하기로 계획했었다. ⓒ 제주항공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늘어지는 모양새다. 거래 중 발생한 코로나19 변수로 인한 최악의 업황이 가 딜 환경을 송두리째 바꿨다. 점점 격화 중인 이스타 노사갈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9일로 예정된 이스타 인수 기일을 ‘양측 협의 시’로 연기했다. 특정 시점을 언급하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연기라는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연기 사유로 해외결합심사 지연으로 꼽았다. 주요 해외사업장인 베트남과 태국의 결합 심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태국에서 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현지 업무처리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면서 “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모든 절차를 신속히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 잔금 등을 산업은행 지원을 받아 치를 계획이었다. 산은과 수은은 일찌감치 1700억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중은행을 끌어들여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려던 계획은 암초에 부딪쳤다.

    은행을 대상으로 지원금 모집에 나섰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다. LCC에 발을 담그고 싶지않은 기류가 역력하다.

    업황 악화로 상환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 데다, 자본잠식 등 이스타의 취약한 재무구조도 불안 요소로 평가했다. 시중은행의 참여가 저조할 경우 산은과 수은이 지원금 1700억원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 ▲ 지난 27일 이스타 본사 앞 노조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 ⓒ 박성원 기자
    ▲ 지난 27일 이스타 본사 앞 노조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 ⓒ 박성원 기자

    이스타 내부 노사갈등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스타는 현재 350여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이 이유다. 구조조정 규모는 전 직원 1600명의 20% 수준이다. 노조를 주축으로 직원들은 정부 지원조건에 ‘고용보장’을 전제하라고 요구한다.

    업계는 산은이 지원 조건으로 고용유지 등을 전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경우 거래 마무리는 더 미뤄질 수 있다. 제주항공 측 고용유지계획 등을 제출받아 심사하는 기간을 고려해서다.

    현재 이스타 경영진과 노조는 정리해고 대상자, 희망퇴직 보상안 등 어떠한 사항도 결정하지 못했다. 현 경영진과 직원 모두 제주항공의 인수 후 계획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결국 새 주인 제주항공이 모든 상황을 풀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 노사갈등, 코로나19 장기화 등 지난달 초 본계약 체결 당시만 해도 고려하지 못했던 변수로 제주항공의 당혹감이 클 것”이라며 “산업은행도 지원금 조달이 예상만큼 원활하지 않아 고용보장과 경영안정 등 제주 측 인수 후 계획을 더욱 꼼꼼히 살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