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카드 등 사측 부당해고 반발…작년 말 기점 노조설립 잇달아현대카드 “노조 설립 후 임단협 협상 적극적…5월부터 협상 재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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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참여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두고, 노사간 갈등이 팽배하다.
현대캐피탈의 성공적인 임단협을 위해 같은 계열사인 현대카드·현대커머셜뿐 아니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도 힘을 보태고 있다.29일 오전 현대카드 본사 앞에서 현대캐피탈·현대카드·현대커머셜 등 3개의 현대금융사 노조가 공동으로 사측에 조속한 임단협 교섭 재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피켓시위를 가졌다. 이날 사무금융노조도 130주년 노동절을 맞아 현대카드 본사 앞에서 공동투쟁과 자전거행진을 통해 현대금융사 노조 발언에 힘을 보탰다.현대캐피탈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임단협 교섭을 위한 모임을 가진 후, 코로나19를 핑계로 교섭 일정을 미루거나 노조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달까지 수차례 교섭 요구에도 진척이 없었다.이로 인해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위원장이 지난 20일 서울고용노동청장과 면담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으며, 사측도 내달 초에 교섭을 재기할 것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캐피탈 노조에 따르면 5월 6일 노사 대표 간사들이 모여, 향후 임단협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현대카드도 5월 11일에서 15일 사이 첫 노사간 상견례를 가질 계획이며, 현대커머셜도 내달 안에 첫 임단협 일정을 확정한다.하지만 노조는 여전히 회사가 임단협 교섭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등 정당한 노동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사측을 대표할 실무책임자(인사팀장)가 공석으로, 다음달 교섭 시에도 진척 없이 끝날 것으로 우려했다.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성립된 다른 금융사 경우 노조권리를 인정해 회사 내 자유롭게 사측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으며, 교섭에 참여한 노조 대표자의 할애시간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등은 그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교섭장소도 외부에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회사를 대표할 실무책임자도 구성되지 못해,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노조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노조는 작년 9월 설립됐다. 이어 올해 2월에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노조가 설립됐다. 이들은 그간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행한 ▲부당한 해고 ▲불완전 평가에 따른 성과급의 극심한 차등 ▲일방적인 직급·연봉체계 ▲승진·고과의 폐쇄성 ▲잦은 조직변경 등을 참지 못해 설립됐다.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8년과 2019년 사이 현대금융사 3곳에서 근무 중인 직원 10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주로 육아휴직 중인 여직원을 대상으로 ‘회사 복직 후 강제 근무지 변경’을 빌미로, 희망퇴직을 종용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이 회사의 악습과 병폐를 막기 위해 노조설립을 추진했다. 또 노조는 회사와 임단협 협상이 계속 난항을 겪을 시 향후 노동쟁의·피켓시위 등 더욱 강력한 공동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노조 관계자는 “매년 수천억원의 흑자를 거두고 있는 현대카드를 포함한 현대금융사가 오너들의 이익을 편취하기 위해 노동자의 권리를 빼앗은 것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노조 설립 이후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월 1~2회씩 노조와 교섭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고 주장했다. 2월 말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교섭이 잠정 중단되기는 했으나, 5월부터 더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다.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도 오는 5월 첫 상견례 일정 조율 후, 늦어도 6월까지 공식적인 임단협 교섭회의를 진행할 방침이다.현대카드·현대커머셜 등 관계자는 “현대캐피탈 설립 이후 6차례의 노사간 협상이 이뤄졌으며,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3월부터 협상이 잠정 중단됐을 뿐 5월부터 재기한다”며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도 교섭창구 단일화를 이룬 만큼, 5월 중 첫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