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부문 분할 자회사 편입… 2024년 매출 1조 목표선박개조 현대글로벌서비스도 두각재계순위 덩달아 상승 '9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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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그룹의 비조선 계열사들이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19 등 대내외적 악재로 주력인 선박 수주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로봇과 친환경 선박개조가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1일 로봇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인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독립 경영을 통해 로봇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함이다.

    현대로보틱스는 로봇사업 매출을 2024년까지 1조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산업용 로봇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스마트팩토리, 모바일 서비스로봇 등 신사업을 확대해 2024년까지 매출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현대로보틱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산업 로봇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가속화되면서 로봇산업의 수요가 유통 분야 등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선주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조선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커진 상황이다. 조선업계에선 당장은 괜찮지만, 2분기부터는 수주 절벽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인 로봇산업과 친환경 선박 개조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주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와 고정비 증가로 현대중공업지주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으나 자회사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같은 사업다각화는 재계 순위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64개 기업집단(소속회사 2284개) 순위를 보면, 이달 1일 기준 현대중공업 자산총액은 62조8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어났다. 자산 순위도 농협을 제치고 10위에서 9위로 한계단 올라섰다.

    현대글로벌서비스도 실적 개선을 거듭함에 따라 그룹 내에서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대내외 악재로 인한 업황 부진에도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 1분기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들의 잠정실적을 분석해보면 정유 자회사 현대오일뱅크가 부진을 겪었지만 비정유 부문에서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영업이익 31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4.6%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자회사 가운데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이같은 성장세는 친환경 선박 개조사업 덕분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적용으로 스크러버 수주 급증은 물론, 선박연료유를 액화천연가스(LNG) 등 이중연료 사용으로 교체하려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개조 사업에 있어서도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친환경 선박 관련 수주잔고도 충분한 상태다. 현재 선박 개조사업의 주력 제품인 스크러버와 선박평형수 처리장치(BWTS)의 수주물량은 2021년치 일감까지 확보된 상태다. 이 때문에 유럽계 선주들에 대한 대면 영업에 있어서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수주나 발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선박 개조사업 중심의 서비스사업을 앞세워 현대중공업지주의 주요 자회사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등 대내외적 악재에도 성장세가 멈추지 않도록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