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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가격이 6주 연속 하락하며 집값 하락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서울 도심내 7만가구에 이르는 주택공급 대책마저 발표되면서 집값 하락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이 7일 발표한 5월 첫째주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6% 떨어지며 6주 연속 하락했다. 하락폭은 지난주(-0.07%) 대비 0.01%포인트(p) 줄었다.
감정원 관계자는 "4·15 총선 이후 안정화 정책 유지 및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양도세 중과 유예로 인한 절세 매물 출현 등에 따른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긴 연휴기간 동안 매수관망세를 보이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0.23%), 서초구(-0.24%), 송파구(-0.12%), 강동구(-0.05%) 등 강남4구의 하락폭이 컸다. 일부 단지에서 보유세 절세를 위한 급매물이 소화되며 실거래가 및 호가가 상승하고 있으나 대다수 단지에서는 추가 하락 기대감 등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서울아파트 평균가격이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국감정원의 월간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8억3665만원으로 전월인 3월(8억3937억원)과 비교해 272만원 떨어졌다.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주택 가격도 하락세다.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 가격은 전월보다 0.02% 하락했다. 서울 주택가격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0.04%)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에다 6월까지 팔아야 하는 보유세·양도소득세 절세 매물로 실거래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부는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지난 6일 서울 도심내 7만가구에 이르는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주택공급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집값은 안정화 내지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폭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침체 하락과 관련돼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선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의 대책을 시장에서도 공감할 수 있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이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코로나19에 의한 실물경제 위기 데이터가 계속 나오고 있어 서울 주택시장은 하방압력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전반적인 실물위기와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