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면세점, 업계서 유일하게 실적 회복… 적자폭도 감소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실적 악화 요인은 ‘인천공항점’9월 공항면세점 신규진출… 공항 임대료 감면 조치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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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업계가 1분기에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영업실적을 공개하는 가운데 성적표를 받아든 표정이 엇갈린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관광이 줄어들면서 일제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그 정도에 있어 큰 편차를 보였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공항면세점에 대한 임대료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면세점들은 모두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 12일 실적을 공개한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1분기 매출 4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감소했고 영업손실 3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신세계디에프의 영업손실은 운영 첫해인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의 상황은 더욱 안좋다. 호텔신라의 TR(면세)부문은 1분기 매출 8492억원, 영업손실 4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호텔신라의 적자전환은 20년만의 처음이다. 

    면세업계 2, 3위 사업자인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나란히 코로나19의 타격을 입은 셈이다. 이는 업계 1위인 호텔롯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호텔롯데는 아직 1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면세부문의 적자전환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호텔롯데는 2017년에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보복 여파로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업계 4위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같은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표정이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실적 개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분기 순매출 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적자폭을 42억원 줄였다. 여기에는 신규점 효과가 주효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두타면세점을 인수한 후 지난 2월 정식 오픈 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두타면세점이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들 사업자간의 실적을 가른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유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천공항면세점은 면세업계에 가장 큰 악재였다. 1분기 신라면세점 공항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해 시내면세점의 하락폭(22%)의 두 배에 육박했다. 신세계면세점도 같은 기간 공항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줄어 21% 감소한 시내면세점 매출 하락폭을 크게 상회했다. 공항이 코로나19의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 탓이다. 

    매출 하락폭도 컸지만 수익성에 미친 악영향은 더욱 컸다. 호텔신라의 월 공항 임대료는 약 240억원, 신세계디에프의 월 공항 임대료는 약 360억원에 달한다. 이는 매출과 무관하게 고정적인 비용으로 잡혀 고스란히 적자로 남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당장 쌓이는 재고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지만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들은 임대료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공항공사가 이런 상황에서 제시한 임대료 감면율이 20%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내년 임대료 할인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많다”고 토로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공항에 진출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코로나19 사태에선 호재가 됐던 셈이다. 다만 앞으로의 계산은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는 인천공항 DF7 구역에 대한 입찰을 따내면서 오는 9월부터 공항면세점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이때까지 코로나19의 여파가 해소될지 여부가 변수로 자리하게 됐다. 

    아울러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자들이 임대료를 현실적으로 감면받을 수 있을지도 변수다.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자는 오는 15일 인천공항공사와 간담회를 갖고 현실적인 임대료 감면 대책이 논의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