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만필지 공시가 누락" vs "도로·하천…안 해도 돼""표본수 확대하라" vs "예산소요, 재정당국 협의하겠다"
  • 개별주택가격(땅값+집값) 보다 개별공시지가(땅값)가 높은 '역전현상' 사례가 전국 22만8475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주택의 5.9%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개별공시지가가 개별주택가격 토지부분의 값 차이가 10%이상 벌어지는 경우도 30만여건에 달했다.

    감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용실태' 감사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해 2월 시세보다 공시가가 낮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개별주택가격과 개별공시지가를 산정하는 부서와 방식이 달라서다. 예를 들어 A토지를 두고 개별주택가격을 산정하는 부서에선 폭 25m이상 도로를 접하는 것으로 산정하고, 개별공시지가를 담당하는 부서에선 폭 12m미만 도로에 접하는 것으로 계산해 가격격차가 37%이상 발생한 것이다.

    감사원은 또 표준부동산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에도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고 내다봤다. 감사원은 일단 국토교통부의 '표본수(토지 50만필지·주택 22만가구)'가 적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감사원은 적어도 토지 60만~64만필지·주택 23만~25만가구로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표준부동산 표본에 용도지역을 배제한 것을 두고 감사원은 "용도지역은 부동산가격을 형성하는데 중요요소"라고 했다. 정부는 토지용도에 따라 건축물 건폐율·용적률·높이 등을 제한한다.

    감사원은 아울러 "전국 사유지 43만여 필지는 개별공시지가 공시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개별공시지가가 산정된 토지와 미산정된 토지 사이 과세 형평성 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국토부는 개별부동산 특성조사 오류에 대해 "개별공시가격 산정시스템에서 특성 불일치목록을 추출해 이를 해소하고, 사유입력 후 공시가격을 산정토록 조치했다"면서 "올해 내 지리정보시스템(GIS)를 활용해 특성조사 내용을 확인하고 불일치 사항에 대해선 시·군·구별로 현장확인 등의 과정을 거쳐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응답했다. 

    국토부는 또 감사원에서 오류 판단한 것에 대해선 시정을 요구하고 개선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표준부동산 표본수 확대요구에 대해 국토부는 "감사원이 권고한 표본수 확대를 위해선 예산이 추가 소요되는 만큼 예산편성 과정에서 재정당국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43만여 필지가 개별공시지가에서 빠져있다는 감사원 지적에 국토부는 "산정누락 사유지는 대부분 도로·하천 등으로 사용돼 부동산공시법령상 공시지가를 결정·공시하지 않아도 되는 토지들"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토지대장에 등재된 모든 필지를 개별공시지가 산정시스템에 자동이관하고, 미산정 토지에 대해서는 사유를 입력토록 하겠다"고 시정요구 일부를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