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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 부담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다주택자의 경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 규제도 함께 적용받아 '세금폭탄'이 우려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평균 69%인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매년 10%p씩 올려 최종 90%에 도달한다고 가정했을때 1주택자의 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14㎡의 올해 공시가격은 29억3700만원이지만 최근 시세는 41억7000만원에 달해 현실화율은 현 시점 기준 70.4%다. 올해 이 아파트의 재산세와 종부세는 각각 942만원, 833만원으로 총 보유세는 1775만원이었다.
그런데 이 아파트의 시세가 변동되지 않은 채 현실화율을 90%까지 올렸다고 가정하면 보유세는 3780만원까지 올라간다. 집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보유세 부담이 2000만원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공시가격이 37억5300만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같은 기준으로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115㎡도 최근 실거래가격 20억5000만원을 감안하면 올해 공시가격 12억5500만원에서 시세의 90%인 18억4500만원까지 증가하게 된다. 이에따라 보유세도 올해 447만원에서 1308만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난다. 특히 종부세가 올해 80만원에서 697만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한다.
다만 종부세 비과세 대상인 시세 6억원 노원구 중계동 '무지개2단지' 전용 59㎡는 올해 보유세 45만원에서 73만원까지 오르는데 그쳤다. 게다가 정부는 중저가 주택에 대해선 재산세율을 낮춰 공시가격 상향에 따른 세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한편 내년부터 다주택자 종부세율이 최대 6%까지 올라가는 만큼 부동산 자산 합계액이 9억원을 초과하는 종부세 과세 대상자의 세금은 크게 늘게 된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84㎡(시세 23억원)와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17억원) 두 채를 가진 2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2900만원에서 약 1억1000만원까지 급등한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38억원)와 '은마' 전용 84㎡(23억원),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전용 82㎡(24억원) 세 채에 대한 보유세는 올해 1억726만원에서 약 3억원까지 오른다.
고가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집을 팔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수준의 보유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로 맞추는 방안이 유력한데 이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향후 초고가 주택 및 다주택 보유자들의 보유세 과세 부담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